"최명희를 키운 8할의 자양분은 해찰"
최명희를 기억하는 서지문 고려대 교수는 많은 사람 앞에서 눈물 흘리는 걸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 그만큼 둘의 관계는 각별했기 때문이다.
최명희문학관의 기획초청강연 ‘내가 아는 작가 최명희’. 14일 강사로 나선 서교수는 “최명희를 키운 8할의 자양분은 해찰”이라고 말했다.
“그는 20일 동안 해찰을 하고 열 흘 동안 글을 썼습니다. 글을 쓸 때 힘이 넘쳐서 쓰면 좋았겠지만, 매번 아팠습니다. 뼈를 깎고 몸을 허물며 쓴 책을 그는 사람들이 소일 삼아서라도 읽어주길 원했습니다.”
서교수는 “최명희는 「혼불」에 나오는 모든 것들이 자기들의 이야기를 써달라고 울부짖는다며, 채무자의 심정으로 글을 썼다”고 덧붙였다.
“「혼불」은 전편이 작가의 기도문입니다. 그 기도는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닌, 민족과 우리나라의 유구함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혼불」이 10권 책으로 나왔을 때, 1질 가격이 6만원이었지만 그 안에는 6억으로도 살 수 없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그는 “흔히 예술가들은 자기중심적이지만, 최명희는 누구에게나 베풀기를 좋아했다”며 “50세 생일에는 사람들을 불러 자기는 시중만 하고 자기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알고 지내며 좋은 인연을 맺길 원했다”고 말했다. 서교수는 “암에 걸렸을 때도 그는 암은 매우 반갑지 않은 손님이지만 나를 찾아온 손님을 극진히 대접해 보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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