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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서성자' 수필 '방민실' 시 '이지현'

당신들의 '문학 열정'이 향기로웠습니다

"연락이 없어 떨어진 줄 알고 포기하고 있었다”며, 전화기 너머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치열했던 시간들이 떠오르면서 눈물이 밀려오다가도 기쁨도 잠시, 이내 막막해 지고 만다.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새해를 특별하게 시작한 '2008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 이들은 "머리 속에 있는 것들이 표현되지 않을 때, 가장 힘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교단에 있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자주 이야기를 들려줬었어요. 그동안 30∼40명 아이들에게만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었다면, 이제는 전국의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다는 생각에 부풀어 있어요.”

 

동화 부문 당선자 서성자씨(57·전주시 서신동)는 29년 동안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한 때는 '괜찮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했었지만, 퇴직하고 보니 후회되는 것들이 더 많다는 서씨. 그는 "퇴직하고 나서 할 일이 없어 동화를 쓰게 됐지만, 쓰다 보니 퇴직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신춘문예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수필은 진실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인지 글이 술술 나오진 않는 것 같아요.”

 

당선 소식에, 전화를 끊자마자 소리를 질렀다는 수필 당선자 방민실씨(41·부산시 신평2동). 그에게 신춘문예란 '한마디로는 표현이 안되는 것'이다. 5년 전 수필을 시작해 올 여름 「수필과 비평」을 통해 등단했다. 신춘문예는 한 해를 마무리한다는 생각에서 응모한 것. 방씨는 "이것 저것 늘어놓기만 하다 글쓰기의 줄기를 잡는 데 5년이 걸렸다”며 "글을 많이 고치는 편인데, 당선된 '항아리'는 가장 나중에 써 퇴고가 아쉬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수필을 택한 것은 소설은 너무 길고 시는 너무 짧기 때문.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호흡이 수필이라고 생각했다.

 

시 당선자 이지현씨(21·우석대 문예창작학과3)가 시를 택한 것도 "짧아서”. 긴 글은 깔끔한 맛을 내기가 어렵다고 했다. "당선 소식을 듣고 기쁘기 보다는 무서워 졌다”는 이씨는 아직은 배워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신춘문예는 문학인들에게는 1년에 한 번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했요. 하지만 아무리 잘 쓴 글도 운이 따라줘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제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1월 1일이 생일이라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는 그는 작고 하찮은 것에 집중하며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시를 쓰고싶다고 했다.

 

"파격적인 글이 많은 '신춘문예용'에 도전도 하고 싶었지만 능력이 부족했다”는 서씨도 사실 잔잔한 글을 더 좋아한다. 삭막한 시대 동화의 역할은 따뜻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방씨는 요즘 한국적인 소재가 눈에 들어왔다. 읽었을 때 '그림이 그려지는 글'을 좋아하다보니 묘사에 치중, 글이 어렵다는 말도 듣지만 그 안에 소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담고 싶다.

 

누구에게는 간절한 '통과의례'로, 누구에게는 떨쳐버릴 수 없는 '미련'으로 남겨지는 '신춘문예'.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이들과 글의 인연은 더욱 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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