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시각적 풍경이 아니다. 역사적 사실들을 기억하고 있는 한많은 장소 ‘지리산’(320×1410cm). 한국화가 박순철은 무겁고 거친 필치로 지리산을 비장미 넘치게 표현했다. ‘침묵’(340×1410cm) 역시 ‘지리산’을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던 박순철의 작품. 사실적인 묘사로 1951년 지리산 양민 학살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이자 증언자를 한가운데 섬세한 채색으로 그렸다. 주인공 좌우에는 당시 주민들의 모습이 수묵으로 흐릿하게 자리잡고 있다. 두 그림은 민초를 위한 진혼이다.
2월 10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백두대간 대미 지리산’전. 분단과 한국전쟁 등 격동의 한반도 역사가 배어있는 지리산을 심안(心眼)에 품어 그리고 노래한 작품들이다.
한국화 서양화 서예 판화 사진 영상 시 등 다양한 장르에서 47명의 작가가 100여점의 작품을 통해 미술 지리 역사 문학 민속 등을 총망라한 인문학적 전시를 보여준다.
지리산전은 세가지 테마로 엮어졌다. 문화유산과 생태의 보고인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소개한 ‘아름다운 지리산’, 지리산의 얼룩진 역사성을 중심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구현한 ‘역사의 현장’, 화합의 공간과 산의 미학을 바탕으로 민족의 하나됨을 추구한 ‘민족의 산, 지리산’. 최효준 도립미술관 관장은 “산의 미학을 바탕으로 지역성을 구현하고 역사의 장에서 온 겨레가 하나됨을 소망하는 평화와 화합의 전시”라고 소개했다.
전시장 내 사진 촬영이 금지된 일반 전시와 달리 작품 촬영도 가능, 관람객들로 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리산을 휘감아도는 섬진강가에 자리잡고 그림을 그려내는 송만규의 ‘아침산’, 초록색과 붉은색의 보색대비가 눈길을 끄는 원로화가 박남재의 ‘정령치 가는 길’, 같은 장면을 다양하게 연출한 정주하 백제예술대 사진과 교수의 ‘지리산 비트에서’ 등 전북지역 작가들의 작품도 대거 출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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