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벽화고분 보존연구 보고서' 발간
평양지역의 고구려 고분 벽화에 채색 안료로 금박이 사용된 것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평양시 력포구역 용산리 소재 동명왕릉지구에 소재한 진파리 1호분과 4호분에 대해 남북 공동 조사를 벌인 결과, 진파리 4호분에서 연도(널길)의 양벽과 천장부분 등 여러 곳에서 금박을 사용한 흔적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소와 남북역사학자협의회는 지난해 5-6월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와 함께 훼손 정도가 심한 진파리 1ㆍ4호분의 보존작업을 벌였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2006년 첫 조사 당시 진파리 4호분 연도 동벽 쪽에서 금색이 눈에 띄어 현장에서 비파괴 성분 분석을 실시한 결과 '웅황'으로 추정됐다"며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천장받침 문양대의 금색 흔적을 선별해 분석한 결과 금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금박은 천장 벽화에서 별자리를 표시하거나 천장 받침의 문양대에서 금꽃을 강조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됐는데 전반적으로 심하게 긁혀 남아있는 부분은 별로 없는 상태였다.
연구소는 현미경 사진 촬영 결과 금박의 가장자리가 칼로 잘린 듯 날카로운 직선인 점으로 미뤄 금박을 붙이기 전에 금박을 종이와 같은 바탕재에 붙여 원하는 모양으로 오려내 붙인 후 바탕재를 벗겨내는 작업을 반복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순관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사는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금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는 고구려의 수준 높은 금 세공기술을 보여줌과 동시에 진파리 4호분에 매장된 인물을 권력이 있는 귀족 또는 왕족일 것으로 추정케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측에서는 진파리 4호를 온달과 평강공주의 합장묘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는 적외선 촬영과 현미경 촬영 등 여러 과학적인 정밀조사를 통해 분석한 진파리 1ㆍ4호분의 손상 상태와 긴급 보존 처리 과정이 다양한 사진과 함께 실려있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고구려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광식 고려대 교수는 "이번 조사를 통해 진파리 1ㆍ4호분의 손상 상태가 육안이나 여러 과학적 장비를 통해 정밀하게 확인됐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손상도면이 제작돼 고구려 벽화고분의 보존에 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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