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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효, 세상에 감성을 입히다' 출간

국민 디자이너 속내를 보이다

국내 남성복 시장에서 이미 '최초'라는 수식어를 여럿 단 패션 디자이너 장광효를 일반인들도 알아볼 수 있는 '국민 디자이너'로 만든 것은 MBC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였다.

 

어색한 연기로 소화해 낸 '장쌤' 덕분에 초등학생들도 그에게 사인을 요청하고, 패션계의 집안잔치였던 컬렉션에 일반인들의 발길을 끌어 모았다.

 

이번에는 책 '장광효, 세상에 감성을 입히다'(북하우스 펴냄)를 통해 화려함 뒤에 가려졌던 인생 이야기, 패션 이야기를 털어놨다.

 

어린 시절 얼마나 공부를 잘했고 책을 많이 읽었는지, 디자이너로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고 얼마나 많은 찬사를 받았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또 젊은 나이에 거둔 성공으로 얼마나 오만했고 뼈아프게 실패했으며 어떻게 다시 일어섰는지도 솔직하게 말한다.

 

'파리 컬렉션'의 환상에 빠져 승승장구하던 '카루소'는 뒷전으로 밀려났고 때마침 찾아온 외환위기로 압구정 매장을 비롯한 30여 곳의 매장을 모두 잃고 반지하 작업실로 옮겼을 때, 그는 "가슴에 독을 품었다".

 

월세를 못내 전기가 끊겼을 때 촛불을 켜고 바느질을 했고, 큰 집에 살다 원룸으로 옮기면서 그 동안 애지중지 모아뒀던 유럽의 고가구를 창고에 보관하다 불이 나 모두 잃기도 했다.

 

그 때 그의 어머니가 "네가 그 동안 모아온 건 서양 골동품이 아니라 허영이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허영이 다 타버렸으니 이제부터 네 팔자가 활짝 필거다"라고 말한대로, 홈쇼핑에 카루소를 다시 런칭한 첫 날 2시간 만에 1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재기했다.

 

그는 지금 "밀려드는 파도처럼 흔적이 없고, 불꽃놀이처럼 아름답고, 첫사랑처럼 강렬하며 결혼을 앞둔 신부처럼 변덕스러운 유행의 속성을 알면서도 사랑에 빠지기를 반복하는 삶을 숙명적으로 살고 있다"고 한다.

 

굴곡을 지나온 뒤 누릴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과 여행 이야기, 재수시절 독서실에서 만나 같은 대학을 다녔던 손석희 아나운서, 길을 가다 그의 눈에 띄어 무대에 선 차승원, 유지태, 현빈 등 사람들과의 인연 이야기도 들려준다.

 

물론 옷과 디자인, 예술에 대한 이야기와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전하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멋쟁이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조언을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스럽겠다. "'참멋'을 부리기 위해서는 패션 잡지를 뒤적거릴 것이 아니라, 멋을 부릴 수 있는 몸부터 만들기 위해 군살을 빼라"는 냉정한 한마디 뿐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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