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몽골을 헤매는 탈북자 부자(父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크로싱'(감독 김태균ㆍ제작 캠프B)이 18일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제작보고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 영화는 함경도 탄광마을에 살고 있던 평범한 남자 용수(차인표)가 아내의 병을 고칠 약과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지만 쫓기는 신세가 돼 돌아오지 못하고, 11살 난 아들 준이(신명철)가 아버지를 찾아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그리고 있다. 올 상반기 안에 개봉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한국에서 중국, 몽골까지 8천㎞의 장정을 거쳐 촬영된 이 영화는 사회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란 이유로 기획 단계부터 후반작업까지 4년간 제작과정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아왔다.
제작진이 이날 선보인 요약본 영상에서는 타지에서 잔혹한 현실을 헤쳐나가기 위해 분투하는 탈북자들의 모습이 거칠고 투박한 화면 안에 담겨 있다.
차인표는 "북한이 아닌 다른 나라였으면 평범하게 살 한 가장이 가난과 폭력, 규제에 부딪혀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라며 "사람답게 살기 위해, 생명을 지키기 위해 결단을 내린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영화 속 아들 준이가 11살인데 실제로 아들 정민이가 11살"이라며 "만약 내 아이가 굶고 있고 아픈데 약이 없을 때, 누군가는 그 아이를 위해 뛰고 있어야 하지 않겠나 싶은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냐고 묻는 분들도 있는데 정치를 할 생각은 없다"며 "이건 정치적인 영화가 아니고, 굶는 아이들이 불쌍해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김태균 감독도 "이 영화에 대해 정치적으로는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며 "그보다는 사람의 본질을 보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과정에 대해 "제작진이 만나 본 탈북자 수는 100명이 넘고 영상, 사진자료 등을 6개월간 조사한 뒤 시나리오 초안을 썼다"며 "처음엔 가슴 아픈 이야기로만 생각했는데 탈북자들을 만나 보니 민감한 문제이고 스태프와 출연진 중에도 탈북자 출신이 있어 비밀스럽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600대 1의 오디션을 뚫고 발탁된 열두 살 난 배우 신명철은 해외 로케이션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지금 연기 안 하면 집에 못 간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답해 취재진으로부터 폭소를 이끌어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