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남가주대(USC)가 한국 내에서도 좀처럼 구하기 힘든 춘원 이광수의 '무정(無情)' 재판본을 소장하고 있음이 확인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일 고려대 송하춘 교수 등에 따르면 지난 1917년까지 매일신보에 연재됐던 이광수의 '무정'은 이듬해인 1918년 연재된 형태를 유지한채 단행본으로 출간됐으나 누군가 갖고 있다는 소문만 무성한채 실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1920년 제작해 1922년 광익서관(廣益書館)에서 출판한 재판본 마저도 국내에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것.
값진 희귀본은 아니지만 쉽게 구하기 힘든 재판본을 찾아나선 송 교수는 최근 하버드대에 의뢰한 결과 USC가 소장하고 있음을 확인했고, USC도 이날 가로 13cm, 세로 9cm의 재판본을 공개했다.
1989년 작고한 김성락 목사가 소장하고 있던 것을 아들인 조지 김씨가 2년전 USC에 기증한 여러 권의 서적 가운데 포함돼 있던 이 책은 헝겊으로 표지를 만드는 '클로스 표지(cloth binding)' 방식으로 제작됐으며 책의 등에 '無情'이라고 인쇄돼 있다.
송하춘 교수는 "1918년 단행본이 분명 출간됐지만 복사본만 존재할 뿐 아직까지 확인된 것은 없으며 재판본 역시 누군가 갖고 있을 법하지만 국내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며 "처음 연재한 내용에서 다소 손을 본 것으로 알려진 재판본이 초판과 어떻게 다른 지 확인하기 위해 재판본을 찾아나섰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송 교수는 "이 재판본의 가치를 아직 정의하기에 이르며 우선 USC가 협조해 재판본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케네스 클라인 도서관장은 "전세계 도서관들의 통합 데이터베이스인 '월드캣 서치(WorldCat Search)'를 통해 확인한 결과, 본 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1922년 재판본이 최고본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무정을 연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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