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11 20:53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세상만사
일반기사

[세상만사] 광우병이 뭐길래… - 김승일

김승일(언론인·전북향토문화연구회 이사)

2006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허용 됐을때 축산농가와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거셌다. 그때 필자는 이 난에 '미국산 쇠고기가 어때서'라고 썼다. 축산농가 보호는 유통구조 개선등 정책 차원의 문제일뿐 값 싸고 질 좋은 미국산 쇠고기를 마다할 소비자가 어디 있겠느냐는 취지로 수입 개방을 환영 한 것이다. 그러나 그 후 미국산 쇠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았다. 검역당국이 뼈없는 살고기에서 손톱 크기의 뼈조각을 검출하면서 수입을 즉각 중단해 버렸기 때문이다.

 

다시 쇠고기 수입문제가 쟁점이 된것은 지난해 한·미 FTA협정 체결이후다. 미국측이 비준 전제조건으로 자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력히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오랜 협상끝에 드디어 새 정부는 지난 4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허용했다. 그것도 참여정부때의 까다로운 규제 빗장을 모조리 풀고 백기투항식 협상 결과를 내놓았다. 한간에는 이명박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 댓가로 무리하게 협상을 매듭지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그러나 어차피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사항이므로 굳이 시비를 걸 일은 아닐듯 싶다. 다만 요즘 들끓는 광우병 논란 파문을 보면서 필자의 생각은 착잡하다.

 

솔직히 쇠고기 수입을 찬성했던 입장에서 보면 1억분의 1 확률을 근거로 공포감을 증폭시키는 반대측 주장이 지나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입장을 바꿔 그동안 거론된 여러 쟁점들을 눈여겨 보면 '그래 그 말이 맞는것 같아'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문외한들로서는 어느쪽 주장이 옳은지 갈피를 잡기 힘들다.

 

그렇다. 필자는 비롯한 대다수 국민들은 광우병이라는 공포의 질환에 대해 속속들이 알지 못할뿐 아니라 굳이 의학서적까지 뒤적이며 알려고 노력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그저 인터넷 괴담(?)으로 떠도는 공포감에 부지불식간에 동감하면서도 '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하는 안도 반, 우려 반의 심정으로 자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실체가 불분명한 광우병 논란을 잠 재우는 일은 FTA협상 이상으로 급하다. 거기엔 정부의 협상 미숙과 대국민 설득노력 결여등에 대한 자성(自省)이 따라야 한다. 세상사 머리는 나쁜데 부지런한 사람이 일을 낸다는 말이 있다. 요즘 보면 정운천 농수식품부장관이 그 꼴이다.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 답변 과정에서 그는 너무 허둥댄것 같다. 여기에 한나라당 심재철의원의 '광우병에 걸린 소라도 SRM만 제거하면 안전하다'는 정신나간 발언이 국민감정을 더욱 자극했다. 이런 식으로 어떻게 국민들이 광우병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 내일 농수식품부가 고시(告示)를 하면 미국산 쇠고기는 이제 본격적으로 수입이 재개될 것이다. 먹든지 말든지 소비자들이 알아서 할 일이긴 하지만 진짜 미국산 쇠고기가 어때서 이런 난리인지 모르겠다.

 

/김승일(언론인·전북향토문화연구회 이사)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email protected]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