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제월(光風霽月)이라! 인품과 서품이 이와 같기를 바라지만 능력의 한계를 느끼곤 합니다. 전북은 서·화의 맥이 깊게 깔려있어 이를 바탕으로 모교인 원광대에 서예학과가 개설되고,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도 개최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주전은 전통이 살아숨쉬는 천년고도 전주에 서예 또한 이에 걸맞게 발전해 나가길 염원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현담 조수현 원광대 교수(60)는 "감히 높고 깊은 서예 영역에 들어와 헤매인지 오래지만, 이순(耳順)에도 자연의 이치와 참뜻은 멀기만 하다"고 말했다.
6월 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서예의 원류와 맥을 찾아서'. 서예술의 정신세계를 강조해 온 조교수가 10년 만에 여는 세번째 전시다.
"우리 문화의 원류인 고구려의 시대정신을 살리고 한국서예의 맥인 신라의 고운 최치원과 조선후기 창암 이삼만의 필의를 바탕으로 우리 역사와 인물을 쓴 「대동천자문(大東千字文)」을 여섯가지 체로 써보였습니다. 인류의 미래와 한반도의 국운상승을 기원하고 서예의 높은 정신을 일깨우고자 노력했습니다."
1993년에 가진 첫번째 개인전은 전·예·행·초와 진·한의 고대인장과 분청사기도, 신라고비에 중점을 뒀으며, 1998년 두번째 개인전은 「중용」 「금강경」 「도덕경」 등 마음과 관련해 서예의 정신세계를 펼쳐놓았다.
이번에는 참회게 인장 8과, 고구려광개토태왕비 전임, 소태산 대종사 인류미래전망송, 옛 경전의 주요 문구, 고승의 선시 등이 전시됐다. 6월 1일 오전 11시30분에는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가질 예정. 조교수는 현재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전각학회 부회장, 전북문화재 전문위원, 예문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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