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선배님, 시를 잘쓰려면…" A : "습작 자체를 즐기세요"
'시힘' 동인들과 전북작가회의 회원들이 마주보고 앉았다. 사회를 맡은 박성우 시인은 "회담하러 온 분위기"라며 농담을 던졌지만, 시인들 틈에 낀 문학청년들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한다. 그들을 바라보는 시인들만이 알 수 없는 미소를 던진다. 묘한 분위기다.
'한국시의 서정성과 시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시인들'로 구성된 '시힘' 동인들이 지난 31일 최명희문학관 비시동락지실을 찾았다. 최명희문학관이 진행해 온 '풋풋한 문청(文靑)과 농익은 작가들의 유쾌한 충돌' 일환으로 마련된 ''시힘' 동인들과 문학청년들의 만남'. 이날 화두는 당연히 '시 잘 쓰는 법'이었다.
"25년간 '시힘'을 이끈 힘은 시가 아니라 술"이라고 말해 열띤 호응을 받은 정일근 시인은 "요즘 문학청년들의 시는 비료를 많이 친 것 같다. 너무 빠르게 성숙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는 나타냈다. 정시인은 "7∼8년의 습작기 동안 백일장에서 떨어질 때면 당선자에 대한 질투로 나를 발표시켰다"며 "등단을 빨리 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닌, 습작 자체를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도 아직 문학청년"이라고 말한 최영철 시인은 "그냥 쓰고 또 쓰는 것"이 습작시절이라고 했다. 그는 "시가 밑줄쳐 가며 하는 공부는 아니다"며 "심심할 때까지 술 마시고, 놀고, 연애 하다보면 시가 제 발로 찾아올 때가 있다"고 말했다. 김백겸 시인은 "내 생애 1번으로 시를 사랑해야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힘' 동인으로는 고운기 김백겸 김수영 김성규 김윤이 문태준 박형준 안도현 이병률 정일근 최영철 휘민씨가, 전북작가회의 회원으로는 정양 임명진 곽병창 안도현 정동철 김병용 서철원 이경진 김선경 문신씨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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