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맞이, 단순한 목욕이 아닌 성수로 몸을 씻는 전통문화"
'덕진연못에서 자라는 창포뿌리, 줄뿌리, 연뿌리가 썩어서 만들어진 약물이 덕진연못 물이다.' '덕진연못의 자라를 잡아다가 시장에 판 사람이 자식을 낳았는데, 꼭 자라같았다. 그 아이는 커서도 바로 서지 못하고 자라같은 모습으로 살다 16살에 죽었다고 한다.'
덕진연못 덕암마을 주민들을 통해 영험함이 전해져 내려오는 전주 덕진연못 물. '2008 전주 단오'를 기념한 '전주 단오물맞이 학술세미나'가 7일 오후 2시 덕진공원 팔각정에서 열렸다.
송화섭 전주대 교수는 "단오물맞이는 보건의료가 취약했던 시대, 부녀자들이 어린 아이들을 이끌고 창포잎과 뿌리를 다린 물로 목욕을 시키거나 창포가 핀 개울에서 목욕을 하는 집단적 행위였다"며 "특히 덕진연못은 성지이자 성수라는 인식이 있어 현재까지도 단오가 되면 전주 시민들은 물론, 임실, 남원, 익산 등 주변지역 주민들이 찾아와 물맞이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송교수는 "물맞이는 단순히 목욕하는 문화가 아니라 성수로 몸을 씻는 전통적인 물세례문화라 할 수 있다"며 "전국적으로 도심 가운데 물맞이문화의 원형이 살아있는 것은 전주가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단오물맞이가 부녀자들이 주체가 된 세시풍속이었다며, 단오에서 여성해방 의미를 찾는 의견도 공감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단오물맞이는 부녀자들이 전통풍속이라는 빌미로 안채공간에서 일탈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창포뿌리로 만든 비녀장을 머리 꽂는 등 단오물맞이는 주로 여성들에게 치중돼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기덕 건국대 교수는 "전근대적 사회에서 모든 명절은 해방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경상도보다 양반문화가 덜 규격적인 전라도에서 더욱 발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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