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을 욕하는 것도 아닌데, 왜 저지하는 것입니까. 이번 사태에 대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겁니다."
지난 13일 오전 10시50분께 당초 11시에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기다리던 기자는 전북지방경찰청 밖에서 들려오는 마이크 소리에 밖으로 향했다.
경찰청 정문에서는 전의경들이 기자회견을 위해 청사로 들어오려는 건설기계노조 전북지부 조합원들의 차량을 막아선 채 대치하고 있었다.
건설기계노조 전북지부 조합원들은 기자회견을 할 수 있게 청사내부로 들어가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었고, 전의경들은 침묵 속에서 이들의 청사 내 진입을 막고 있었다. 이윽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들어가려는 사람들과 막으려는 사람들의 몸싸움과 고성이 이어졌다. 한참 동안 몸싸움을 벌이던 건설기계노조 10여명의 조합원들은 끝내 경찰의 저지선을 뚫지 못하고 경찰청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강행했다.
이날 건설기계노조 전북지부의 전북경찰청 내 기자실에서의 기자회견 저지는 건설기계노조의 기자회견 중 만일에 발생할 사태에 대비해 경찰이 회견을 막아서면서 촉발됐다.
그러나 조합원들이 물리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고 경유가격 폭등에 따른 고충을 호소하기 위해 파업에 돌입한다는 내용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기자회견을 저지한 것이 정당 했는지는 의구심이 든다.
물론 경찰청은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에 발생할 건설노조원들의 물리적 행동에 대비, 청사를 방호한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기자들과의 약속을 통해 이곳에 찾아온 이들이 경찰을 비난하지도, 물리력을 행사하지도 않았는데 원천적으로 기자회견을 봉쇄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매일 욕을 먹어가며 일을 하는 경찰의 고충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자회견 저지에 대해 경찰은 많은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경찰이 섬겨야할 게 누구인지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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