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과 동문거리 경계. 문화가 단절됐던 이 공간에 소극장이 생겨난다.
'부부극단'으로 유명한 재인촌 우듬지가 4일 오후 5시 재인촌 우듬지 소극장(전주시 경원동 2가 61-1)을 연다.
평소에도 '글쓰고 연출하고 다 했던' 아내 김영오씨(43)가 대표를, 배우로서 카리스마를 인정받고 있는 정찬호씨(43)가 총감독을 맡기로 했다.
"차고 넘치는 게 소극장인데 뭐하러 하냐는 말도 들었죠. 하지만 저희는 소극장 갖는 게 오랜 소원이었거든요."
창작소극장, 소극장 판, 아하아트홀, 아트홀 오페라 등 민간극장으로서는 전주에서만 다섯번째. 말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지난해 대학로에서 한달간 장기공연을 하며 대관료 부담때문에라도 전용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002년 창단, 그동안 올린 창작극만 7개. 공연을 양껏 올리려면 내 집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완산동 지하실 생활을 끝내고 이 쪽으로 이사왔죠. 그동안은 '전북연극제' '전국연극제 소극장초청페스티벌'에 참가하고 '거창국제연극제' 준비로 바빴죠. 부랴부랴 개관 준비하면서 웬만한 건 저희들이 다 하고 있어요."
60여평의 공간. 극장은 40여평으로 나머지는 연습공간으로 쓸 생각이다. 관객은 60∼7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다.
"연극은 대사로 전달을 해야 하는데, 말조차 제대로 못하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우듬지가 배우들 발성과 성량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소극장도 방음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관객 웃기는 건 '개그콘서트'가 하면 된다"며 원형적인 연극을 고집하는 우듬지. 소극장이 생긴 만큼 1년 내내 쉬지않고 작품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개관과 동시에 '화, 그것은 火 또는 花'(5일∼8월 31일), 'The Cat'(9월 19일∼10월 12일), '행복하세요?!!'(11월 7일∼12월 28일) 등 3편을 이어간다.
"매주 일요일은 결손가정이나 장애인들을 위한 무료 공연을 하려고 합니다. 또 저희 회원이 400여명 정도 되는데, 이 중 5명 정도를 비평할 수 있는 그룹으로 키워내고 싶어요. 우듬지 뿐만 아니라 다른 단체 공연도 보면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다 보면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보고 즐거우면 오락이지만 돌아섰을 때 여운이 있으면 예술"이라는 우듬지. 하지만 가벼운 것에 익숙한 관객들. 정극을 선보이면서도 그에 대한 두려움은 있다. 그래도 떠돌이 생활을 끝낸 이들은 "우듬지 연극은 소극장 체질"이라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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