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일(본보 객원논설위원·전북향토문화연구회 이사)
자공(子貢)이 공자(孔子)에게 물었다. "지금 정치를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십니까?" 공자의 대답은 간단했다. "두소지인(斗簫之人)들 뿐이니 그들이 무엇을 하겠느냐." 두소(斗瀟)란 한 말(一斗)들이 대나무 그릇을 말한다. 따라서 두소지인이란 도량이 좁은 사람, 그릇이 작은 사람이란 뜻이다. 2500년전에 공자는 이미 정치하는 삶들을 하찮은 소인배로 취급했던 것이다.
그러나 공자의 말속에 어폐(語弊)가 없는것은 아니다. 그 자신도 춘추시대 정치에 뜻을 두고 이 나라 저 나라를 기웃거렸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한 정치 열들생 아닌가. 또 있다. 호랑이라는 별명을 들엇떤 프랑스의 정치가 클레망소에게 후배 정치인이 물었다. "당신이 알고 있는 가장 나쁜 정치인은 누구인가?" 이에대해 말년의 클레망소는 이렇게 답했다. "그렇다. 최악의 정치가를 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 이 높이야말로 최악이라고 점찍는 순간 더 나쁜놈이 반드시 나타나니까…"
요즘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심술이 나서라도 두 사람 얘기가 빈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산 쇠고기수입 파문이후 촛불 꺼지는 날이 하루도 없다. 국제 유가는 베럴당 150달러선을 넘나들고 환율과 금리는 덩달아 뛰는데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정부가 고삐를 잡겠다던 물가는 생필품을 중심으로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고 있다.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 서민들이 이대로는 도저히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그런데도 이 모든 난제들을 풀어 나가야 할 이명박 대통령 지지도는 바닥권이고 국회는 문을 꽁꽁 걸어 닫은채 열릴줄 모르고 있다. 학자들은 심지어 지금의 난국이 1997년 국제통화기금 위기상황을 닮아가고 있다고 우려할 정도다.
왜 이렇게 됐나. 물론 세계경제의 동반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지만 동시에 도량 좁은 정치인들의 정치력 부재 또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사람들은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 우선 정치하는 사람들부터 원망한다. 정치를 잘못 하니까 경제가 이 모양이고 정치를 잘못 하니까 나라가 이 모양이란 식이다.
지금 정치권은 미안하지만 그런 소리를 들얻 싸다. 여야(與野) 어느쪽의 잘잘못을 가리자는 얘기가 아니다.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분령으로 하루빨리 되돌아와 현시점에서 국민들이 정실히 원하는것이 무엇인지부터 성실하게 살펴 달라. 그래야 사이버 공간을 도배질 하는 정치인에 대한 공격도 멈출수 있다. 참고로 미국에는 이런 정치인에 대한 악담(惡談)도 있다는 사실을 국회의원들은 새겨 듣기 바란다. 워싱턴 사람들이 하루만 좋은 일을 해도 상·하의원들은 모두 죽어야 한다는 말 말이다. 하기야 장마철에 비가 안와도 정치탓 하는게 우리 국민들의 속성이긴 하지만….
/김승일(본보 객원논설위원·전북향토문화연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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