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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문화의 발견] '용마골장사' 는

아기장수 설화다룬 창극…전통예술 접목 호평받아

심산유곡, 기암절벽. 멀리서 쏟아지는 폭포. 무대뒷면은 소용돌이치는 용소(龍沼)의 앞에 무대를 가로지른 길고 평평한 바위가 있다. 이른 아침, 만덕(왕기석 분)이 큰 멧돼지를 등에 짊어지고 소리를 하며 등장한다.

 

"아침햇살 만학천봉을 빗겨 비추고 폭포는 우르르 고운 비단을 늘이운듯 아침안개 자욱이 덮인 용소에 산두루미 끼르륵 울음을 우는 도다."

 

아침예불을 알리는 절의 종소리와 폭포소리, 새소리와 어울린 만덕의 소리는 민요조의 산타령으로 한껏 흥겨우면서 장중하다.

 

아기장수 설화를 소재로 한 '용마골장사'의 다섯째 마당. 이 장면에서 주인공 만득의 창은 민요조의 산타령으로 불려졌다. 이 작품은 남도소리에 기초한 판소리 창법 위주였던 당시의 창극에 다양한 전통예술을 도입한 것만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동해안 별신굿의 김석출 일행을 등장시켜 용신제를 벌이기도 하고, 서도민요, 강원도 민요, 무가, 농요 등을 활용해 음악언어의 영역을 넓힌 것이다.

 

1986년 아시안게임 문화행사 참가작품으로 기획된 '용마골장사'는 그해 3월 말(27-30일?국립극장 대극장)과 10월 초(4-5일?호암아트홀), 10월 중순(18-20일?국립극장 대극장) 세 차례에 걸쳐 공연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창작창극이 활성화 되지 않았던 시기, 널리 알려진 아기장수 설화를 차용한 창작작품인데다 '새내기 소리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것만으로도 큰 관심이었다. 작품은 '아름다운 고려땅 산천에 북쪽오랑캐들이 먹구름같이 쳐들어와 인명을 살상하고 나라를 짓밟아 왕실은 풍비박산 강화도로 이궁'했던 시절, '황해도 구월산 심산유곡 용마골'이 배경이다.

 

/최기우(전북일보 문화전문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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