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교육의 중심엔 서원이 있었습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옛날 사립학교죠. 거슬러 올라가보면, 세계에서 대학 역사가 가장 오래된 곳이 우리나라입니다. 고려시대 '국자감'이 대표적인 예가 되요. 새로운 교육령이 시행돼 주된 교육기능을 학교에 넘겨주기 전까지만 해도 말입니다."
박길춘 황강서원 원장(78). 황강서원은 이문연 선생을 축으로 이백유 이경동 이목 이덕린 유인홍 강해우 선생 등 7분의 위패를 모시고 제를 지내며, 전통예절 등을 가르치는 곳이다.
그는 평생동안 서원과 향교, 교직에 몸 담으며, 유학의 근본 이치를 탐구하고, 그 가르침을 널리 알리는 '참' 선생의 삶을 살았다. 학생들에게 지식 전달도 중요하지만, 인의예지(仁義禮智) 등 만물 근본원리인 유학의 정수를 알게 하고, 그 정신을 잇도록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지난달 29일 황강서원에서 열린 '2008 전국 서원대회'의 전주 유치도 그의 공로.
그는 서원의 본령이 강학(講學)과 교육에 있다고 본다. 때문에 서구적 가치관에 경도된 한국사회에서 서원이 표방하는 효(孝) 등 소중한 가치들이 재음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우리말 쓰기도 중요하지만, 한자 조기교육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한자의 뜻과 음을 자세히 살피면, 그 안에 세상 이치가 다 있다는 게 그의 생각. 그래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속성처럼, 사람이 순리대로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했다.
"'늙을 노(老)'자를 뜻과 음을 살펴봅시다. '흙 토(土)'에 '삐칠별(일명 지팡이)'이 들어가고, '사람인(人)'가 들어가요. 늙으면 지팡이를 짚는 사람이 노인이라는 뜻이죠. 한자는 이렇게 한 획 한 획마다 뜻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집에서도 시제 모시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 '출필고지 반필배알(出必告之 返必拜謁)'을 실천하고 있다. 밖에 나갈 때 조상들에게 반드시 고하고, 돌아와서도 아뢰는 것이 선현에 대한 예라고 여기기 때문. 그런 정신을 이어받은 덕분에 그의 아내와 제수·며느리까지 3대째 '효부상'을 탔다.
그는 "만물의 원리를 탐구한 유학 정신을 되살려 서원이 인성교육의 장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그 명맥을 대대로 이어가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