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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지역정서냐 지역발전이냐

백성일(본보 수석논설위원)

전북이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면서 고도(孤島)로 전락했다.정치는 소통이다.예전에 비해 전북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창구가 거의 없다.지난 두 정권 때는 당 정 청에 전북 출신이 곳곳에 있어 소통에 별로 애로를 느끼지 않았다.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확 달라졌다.권부라는 청와대와 집권 한나라당 그리고 정부요로에 전북 출신이 거의 없다.도와 일선 시군들이 라인이 닿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그렇다고 무한정 옛날이 그립다고만 할 수 도 없고 이래저래 딱하게 됐다.중앙 무대가 낯설고 눈설 수 밖에 없다.정권 교체가 실감날 정도다.과거 박정희정권 때보다 더한 것 같다는 소리도 들린다.

 

모든게 자업 자득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그러나 꼭 그렇게만은 생각할 수 없는 것 아닌가.아직도 우리 사회는 연줄망에 의해 움직인다.모든게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국가도 법과 제도를 바탕삼아 사람이 운영하는 것 아닌가.그래서 사람이 중요하다.어떤 자리에 어떤 사람이 있는가가 중요하다.물론 끼리끼리 문화에 대한 폐해를 지적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예전 같으면 전화 한통화로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도 지금은 어림도 없다.직접 만나서 설득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형님 동생하던 시절이 불과 엊그제였는데 실로 상전벽해를 느끼고 있다.

 

MB 정권 6개월 동안 겪었던 느낌이다.앞으로 나머지 임기도 결국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바라다 볼 수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전략적으로 현 정권과 한나라당을 백안시할 필요가 없다.양대 선거에서 한자리수 밖에 표를 주지 않았지만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실용적으로 나가면 된다.민생탐방의 일환으로 한나라당 지도부가 최근 전북을 다녀갔다.새만금 현장에서 한나라당과 전북도와 정책협의회를 가졌다.의미 있는 만남이었다.MB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 다음 출정식을 가졌던 새만금에서 이같은 만남이 이뤄졌다는 건 의미가 크다.그때 그자리에서 김완주지사와 낯불켰던 한나라당이었지만 상황은 확 달라졌다.

 

전북도도 정파적 이해와 지역 정서가 다르다고 무작정 한나라당을 외면해선 안된다.이익을 추구하면 된다.외로운 섬에 갖혀 있어선 안된다.우리 스스로가 전향적인 자세로 적극 대응하면 된다.박희태대표는 구애를 하러 전북을 방문했다고 했다.정치적 수사로만 받아들여선 안된다.너무 진정성을 의심할 필요도 없다.어차피 칼자루 잡은 쪽은 한나라당 아닌가.한나라당 쪽을 잘 설득해서 이익을 구하면 그만이다.그렇다고 지조까지 잃었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김지사가 새만금사업을 신 뉴딜 방식으로 채택했으면 한다는 건의는 설득력이 있다.

 

꿩 잡은게 매란 말이 있듯 실리를 챙겨야 한다.전북은 전국에서 가장 낙후도가 심하다.상대가 호의를 갖고 있으면 그 호의를 따를 필요가 있다.전북도 이제는 변해야 산다.노랑 깃발 아래서 그간 이뤄진 것이 뭐가 있는가를 돌이켜 봐야 한다.등소평의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을 되새겨 봐야 한다.말로만 새만금이 우리를 부르고 있다고 노래해선 안된다.MB정권과 한나라당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

 

/백성일(본보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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