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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전주세계소리축제] 천하명창전-공연 속 뒷이야기

"이 목 가지고 새 소리 나올지 모르겠네요" 명창들 너스레에 곳곳 웃음꽃

왼쪽부터 김일구 명창 송순섭 명창 조통달 명창 ([email protected])

명창이 많다지만 그 중에서도 으뜸은 천하명창이라.

 

29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천하명창전'은 명창들의 소리 대결은 물론, 입씸 대결로도 팽팽했다.

 

겸손하게 풀어놓는 말 속에는 자신들이 지켜온 소리에 대한 자부심이 자리잡고 있었다.

 

"제 나이 올해 70입니다만, 명창이 되려면 한없는 길이 남아있습니다. 그럼에도 명창 속에 끼워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김일구 명창은 "제 뒤에 진짜 천하명창들이 나온다"며 "잘 못하더라도 이해하고 들어달라"고 말했다.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부른 김명창은 "소리축제 만만세, 전주시민 만만세"라며 흥을 돋구었다.

 

송순섭 명창도 마찬가지. 그는 "'천하명창전'에 초대돼 영광이면서도 부담이 크다"고 했다.

 

"전주 들어오면서 부터 목이 쉬어버렸습니다. 소리 하는 사람들이 원래 핑계가 많지만, 혹시라도 소리가 잘 안나거든 놀라서 그런가 보다 하세요."

 

송명창이 부른 대목은 '적벽가' 중 '적벽대전'과 '새타령'. 그는 "이날치 명창이 '새타령'을 부를 때면 새들이 날아와 앉았다는 말이 있다"며 "이 송순섭 목 가지고 새 소리가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소리축제 개막식에 왔다 추운 날씨에 감기가 걸렸다는 송명창은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뜻대로 소리 못한 분을 풀어야 겠다. 다음에 또 소리축제에 초대해 주면 오늘 소리 못한 분을 풀겠다"고 청중들과 약속했다.

 

"예전에 김병조씨하고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데, 나는 '배추, 배추, 김병조'라고 그 사람은 '통달, 통달, 조통달'이라고 했었는데…. 여기서도 '통달, 통달, 조통달'이라고 하네요. 여러분, 건강하십시오."

 

'수궁가' 중 '범피중류' 대목을 부른 조통달 명창에게서 개막콘서트에서 온 몸으로 청중들을 웃기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다. 뛰어난 명창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만큼 그는 진중하게 소리를 뽑아냈다.

 

천하명창들의 대를 이을 젊은 명창 임현빈 남상일에게도 시선이 집중됐다. 임현빈과 남상일이 판소리로 세 명의 명창을 소개하는 대목에서조차 추임새가 따라붙을 정도.

 

국립창극단에 몸 담고 있는 두 명의 젊은 명창은 전북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지고 있다. 임현빈은 해남 출신이지만, 남원시립국악단에서 오랫동안 주역으로 활동해 전북에서는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소리꾼이다. 올 초 국립창극단으로 옮기면서 소리가 더욱 단단해졌다.

 

남상일은 전주 출신으로 전주예고를 졸업했다. 하지만 일찌감치 서울 활동을 시작하면서 오히려 중앙에서 더 많이 알려진 스타다. KBS '시사투나잇'에서 풍자가 담긴 판소리를 선보이고 있는 그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송아지 송아지 미친송아지'란 노래를 불러 사회적으로 이슈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차세대 명창으로 한껏 기대를 모은 또한명의 소리꾼은 조명창의 제자 유태평양이었다. 유태평양은 여섯살때 '흥부가'를, 열살때 '수궁가'를 최연소로 완창해 세상을 놀래킨 '국악 신동'. 올 초 4년간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오랜만에 스승과 함께 무대에 섰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타악을 공부하고 돌아왔지만 소리 역시 더욱 깊어져 있었다.

 

'천하명창전'은 전북일보와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조직위원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자리. 천하명창과 그들이 걸어온 길을 좇아가고 있는 젊은 명창들의 소리판에 '천하명창전'은 올해 소리축제 최고의 공연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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