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소 교수, 세계번역가대회 기조강연
한문학자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우수한 한국 고전문학을 세계에 알리려면 공동 번역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문학번역원 주최로 8-10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2회 세계번역가대회에서 기조강연에 나서는 송 교수는 5일 미리 공개한 강연문에서 "번역원의 번역대상 한국 문학작품이 현대문학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송 교수는 "현대문학과 달리 고전문학의 번역에는 허다한 어려움이 뒤따른다"며 고소설 '심청전'과 시조 '어부사시사'의 예를 통해 빈번하게 등장하는 한자 문구, 현대와는 다른 맞춤법, 중국 고사(古事)를 자주 원용하는 점 등을 어려움으로 들었다.
그는 "시조문학의 최고봉이라 일컬어지는 '어부사시사' 등은 고전문학 번역에서 반드시 포함해야 할 작품"이라며 "고전문학 전공자와 외국문학 전공자의 공동작업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송 교수는 고전용어의 외국어 표기를 위한 사전 제작, 번역 전문가의 양성, 번역을 학술업적으로 인정하는 제도 마련 등을 고전문학 세계화를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세계 속의 한국문학, 그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세계번역가대회에서 또 다른 기조강연자로 나서는 김지하 시인은 '동아시아 시인의 역할'이라는 강연문을 통해 대혼돈의 현대 세계에서 동아시아 시인에게 주어진 역할을 강조했다.
시인은 "문화의 시대, 영적 생명의 시대, 혼돈과 감성과 감각과 육체와 동시에 영성과 생명의 시대에 그에 따른 대전환의 주체는 시인일 수밖에 없다"며 "번역 역시 세계화시대에 동아시아 시문학의 미학적 영역 안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이 밖에도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일본어, 몽골어, 베트남어, 포르투갈어 등 7개 언어권 번역가들이 참석해 한국문학의 수용현황과 문제점, 한국문학 교육의 현황과 과제, 세계 속의 한국문학 전망과 번역과의 과제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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