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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울고 웃는' 세상이야기 오롯이

라대곤씨 수필집 '내 가슴속의 수채화'

빈 액자 속에 그리고픈 대상들을 맘껏 떠올려본다. 그 속엔 많은 수채화가 숨어 있었기 때문. 그날 그날 기분따라 마음 속 그림을 그릴 수 있으니, 행복해질 수밖에 없었다.

 

라대곤 수필가(69·사진). 그가 「내 가슴속의 수채화」 (좋은수필사)를 출간했다.

 

글이 담백하다. 군더더기가 없는 데다, 좋은 건 좋다 싫은 건 싫다고 말해야 하는 그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다.

 

자식 등록금 빌리기 위해 가짜 그림을 진짜라고 두고 갔던 학교 동창 이야기 '가짜가 진짜를'에선 이기적으로 살았던 지난 시간을 회고하며 속상한 마음을 애써 달래는 그가 있다.

 

'가수는 모창이 더 근사하고, 그림은 복사본이 더 아름답고, 문학은 대필이 더 잘 팔리는 세상이고 보면 가짜가 진짜를 이기는 세상이 된 것은 분명할진대, 내가 알은체를 조금 했다고 무슨 흉이 되랴'

 

이웃인 박영감과의 에피소드도 웃음을 자아낸다. 담으로 넘어간 감나무 가지를 싹뚝 자른 박영감에게 분을 삼키다 복수한 그는 뒤늦게 사연을 듣고 옹졸한 심보를 탓하기도 한다. 시시하고 초라하게 느껴진 날이었노라고 솔직하게 풀어낸다.

 

이번 수필집은 '좋은수필사(발행인 서정환)'가 시대를 대표하는 수필가 100인을 선정, 그들의 작품 40여편을 문고본으로 발간하는 기획 시리즈 중 하나다.

 

글 쓰는 일 외에도 중견 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전북문학상, 문예사조문학상 등을 수상한바 있다. 「악연의 세월」「굴레」「선물」「아름다운 이별」 등 소설과 함께 「물 안개 속으로」「취해서 50년」 등 다수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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