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에선 햇빛 없고 서늘한 곳 적당
온도는 런던의 초가을 안개처럼 약간은 차갑게, 습도는 카리브해안처럼 높게, 밝기는 지하 저장고처럼 조용하고 어두운 곳이어야 가장 오랜 기간 성장하고 성숙한 상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은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주어야 한다. 로맨틱하고 운치 있는 가을날은 살아있는 생명체인 와인을 마시기에 가장 적합한 계절이다. 이러한 와인의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보관 상태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와인은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더 개선될 수도 있고 반대로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와인을 보관할 때는 기본적인 상식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 보관 온도와 햇빛, 습도, 진동, 수평
와인은 가능한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은데 이상적인 온도는 7˚C~13˚C이며, 15˚C 내외를 유지해 연중 급격한 변화가 없어야 한다. 와인은 열과 더불어 빛이나 자외선을 몹시 싫어하므로 직접투사 되는 것을 막아주어야 한다. 습도는 60%~80% 정도가 유지되는 것이 좋다. 습도가 너무 낮으면 코르크마개가 건조해져 와인의 변질을 초래하고, 반대로 너무 높으면 곰팡이가 생긴다.
와인은 진동 또한 매우 싫어한다. 정말 좋은 와인은 방해받지 않고 마시기 전까지 조용한 휴식을 원한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 층계 밑이나 진동이 있는 곳, 냉장고에서 장기간 보관 등은 좋지 않다.
와인 병은 코르크 마개가 젖어 있도록 병을 눕혀서 보관해야한다. 가끔 코르크 마개가 푸석푸석 쉽게 망가지거나 산화되어 제 맛이 나지 않는 경우는 세워서 보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가정에서 와인 보관하기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와인 냉장고가 가장 적합하지만 일반적으로 와인냉장고를 집안에 비치하기가 어렵다. 단독주택일 경우는 지하창고, 다용도실, 햇빛이 없는 베란다 한 구석이 무난하며, 열기와 진동이 있는 지하보일러실은 절대 피해야 한다.
아파트에서는 서늘하고 햇빛을 직접 받는 곳을 피하려면 아무래도 북향의 다용도실이나 이와 유사한 공간이 좋다. 다만 습도가 부족한 것이 흠이지만 많은 양의 와인을 저장하는 것이 아닌 이상 이정도 문제는 감수해야 한다. 이곳 외에도 집안에서 안방 옷장의 자장 위쪽 선반 위, 부엌의 창고같이 온도변화나 습도, 진동 등이 없는 특정한 장소도 무난하다.
레드와인은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화이트와인과 로제와인은 장기간이 아니라면 냉장고 제일 하단에 일시 보관하는 것도 무난하다.
※ 와인 TIP-제 맛을 느낄 수 있는 와인의 온도
와인의 종류에 따라 적정한 온도가 유지되었을 때 와인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와인에 따라 마시는 온도 차이는 있지만 보통 화이트 와인은 10˚C~14˚C , 레드와인은 14˚C~18˚C, 스파클링 와인은 10˚C내외에서 마신다고 이야기하지만 정해진 법칙은 아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진한 레드와인인 경우 15˚C~20˚C, 가벼운 레드와인인 경우 12˚C~15˚C, 드라이 화이트 와인인 경우 10˚C~12˚C, 가볍고 달콤한 화이트 와인인 경우 5˚C~10˚C가 가장 적합하다.
/이준재(한국국제마스터 와인소믈리에·건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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