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의 난립으로 옥석구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면서 지역신문의 전반적인 신뢰도가 낮아지는 게 문젭니다."
10일로 한국언론학회 회장의 임기를 마치는 전북대 권혁남 교수(53·신문방송학과)는 "오늘날 지역신문이 갖는 모든 문제는 난립에서 시작됐다"며 "역대 어떤 회장보다 지역언론 문제에 신경 쓴 건 사실이지만 임기 중에 지역언론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지역신문 난립의 원인으로 지역신문 시장의 실패를 들었다. 일반 기업 시장의 경우 적자가 발생하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지만 지역신문은 적자가 발생해도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는 등 시장의 기능이 마비됐다는 것이다. 또 진입장벽은 낮고 퇴출기능이 없는 구조적 문제의 심각성도 이야기했다.
권 교수는 "자치단체장이 자격요건을 갖춘 건전한 신문사에 한해서만 홍보비 등을 지원하고 독자도 이런 신문만을 본다면 난립문제는 간단히 해결된다"고 들고 "지역신문 난립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있지만 실천이 안 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언론학회장을 지내면서 지역신문 문제를 전국적인 쟁점으로 부각시키려고 노력했지만 한계가 있었던 점도 아쉬움이 크다. 권 회장은 "한국언론학회 주관으로 지역언론 문제를 주제로 하는 세미나를 서울에서 열려고 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권 교수는 한일언론학회에 갔다가 일본의 신문 구독률이 90%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구독률은 30% 초반에 머물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일본은 어릴 때부터 활자매체를 읽는 습관이 들었기 때문에 커서도 신문 읽기에 익숙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신문과 일간신문이 구독률을 높이고 앞으로도 계속 살아남으려면 초등학생을 상대로 NIE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교수는 한국언론학회 50년 역사상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대학의 교수로는 처음으로 회장에 당선돼 지난해 10월 5일 취임했다. 재임 중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과 관련해 12번의 긴급토론회를 갖고 50차례의 특별세미나를 여는 등 언론의 공공성을 위한 다양한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또 ㈜하림에서 1억5000만원의 기금을 지원받아 비전임 연구자 200명에게 500만원씩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등 신진학자들의 연구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권 교수는 10일 한양대에서 열리는 한국언론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이임식을 갖는다. 내년에는 1년 동안 안식년을 신청할 예정이라는 그는 "1년의 안식년 동안 기존 언론과 인터넷 등 대안매체를 대상으로 광우병 파동과 관련한 여론형성 과정을 비교하는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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