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씨 '똑바로 살아라'
'우리 산 걷기'에 앞장서온 신정일씨(55)가 이번엔 '우리 역사 걷기'로 독자들을 안내했다.
「똑바로 살아라」 (다산호당)는 그가 바라본 12명의 조선 진보주의자들에 관한 삶과 사상에 관한 이야기다.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딴지'를 거는 조광조, 정여립, 허균, 김옥균, 김개남, 이중환, 정약용, 스피노자, 황진이, 박지원, 최제우, 강일순씨.
이들의 공통점은 검증되고 보장된 길이 아닌 인적이 드문 가시밭길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정직하고 바른 신념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픈 순수한 열망에 이끌려 '딴지'를 걸어왔던 것.
조선 민본 사상을 기반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려고 했던 정도전, 진보적인 정치이념과 급진적 개혁 정치를 주창했지만 기묘사화의 희생자가 된 조광조, 대동사상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꿈꾸었던 정여립, 「홍길동전」 의 저자이자 무리한 역모를 꾀하다 실패했던 허균의 삶이 담겨 있다.
기녀라는 한계를 넘어 이지적이고 주체적인 사랑을 노래해 페미니스트로 평가받는 황진이, 유려한 문장과 맹목을 뒤집는 유머로 역사의 흐름을 바꾼 「열하일기」 의 저자 박지원, 조선 유일의 정치혁명인 '갑신정변'을 일으켰던 김옥균의 삶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동학농민혁명 당시 혁혁한 공을 세웠으나 역사에서 지워졌던 김개남의 흔적을 조명하는가 하면, 불행한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며 학문을 완성해 후대에 대물림했던 정약용의 삶을 내밀하게 들여다봤다. 생명 존중 사상으로 승화된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 개벽의 주인공이 여성임을 제시했던 증산교 창시자 강일순과 같은 종교 지도자의 삶도 아우른다.
'죽음 앞에서도 똑바로 살아간' 이들의 궤적을 쫓아가는 작가의 성실과 열정, 고집이 엿볼 수 있는 책.
작가는 책을 통해 "패배하라! 패배하라! 크게 패배하라! 실패와 폐허 속에서 새로운 정신은 태어난다"고 일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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