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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섬세한 언어로 그린 들꽃들의 사랑스런 표정

조미애씨 시집 '풍경'

산사에서 울려 퍼지는 '풍경'소리처럼 잔잔한 울림이 있다.

 

민들레처럼 질긴 생명력으로 꽃봉오리를 틔워내는 자연의 '풍경'도 담겨졌다.

 

조미애씨(50)가 시집 「풍경」 (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물론 시집을 내어 놓고 나면 받아들이는 건 독자의 맘이죠. 시인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는 씨앗을 뿌리는 사람에 불과합니다."

 

'앵초' '개양귀비' '매발톱' 등 들꽃들의 작고 섬세한 표정들을 응시해 사랑의 꽃말을 읽어내는 그의 시선엔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이 가득하다.

 

분홍꽃잎의 '앵초'를 치마저고리 입은 조선 여인네가 추는 춤으로 비유하는가 하면, 척박한 땅에서 피어나는 '매달톱'을 깨금발 한 채 서있는 초파일 보랏빛 연등에 빗댄다. 작은 미물에도 관심을 기울일 줄 아는 넉넉한 사랑의 품이다.

 

'지구가 나를 버리고 갔다 / 지구가 나를 밀어냈다 / 지구가 나로부터 멀어졌다 / 오만하지 말라고 / 지구가 내 발밑에서 살짝 비켜서니 / 나는 영락없는 고슴도치마냥 / 돌계단을 굴러서 그렇게 / 자객처럼 주저 앉았다' ('관계' 중에서)

 

그는 지난해 돌계단에서 굴러 오른쪽 다리를 삐끗했다. 지구와 자신이 서로 소통하지 못한 채 앞만 보며 달려왔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고 말했다. 늘 곁에 있어 소중함을 몰랐던 존재와의 관계를 되새기며 쓴 시.

 

그는 앞으로도 거친 박토에서 자라나는 자연의 생명력에 주목해 맑고 영롱한 시심을 펼칠 계획이다.

 

전남 진도 출생인 그는 1988년 「시문학」 으로 등단했다.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전북여류문학회 회장, 전북과학교사교육 연합회 회장, 대통령 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전북기계공고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그는 학생들과의 경험을 토대로 지난해 칼럼집 「군자 오불 학자 오불」 과 함께 시집 「풀대님으로 오신 당신」 「흔들리는 침묵」 등과 함께 수필집 「사랑을줍는 사람들의 기침소리」 등을 펴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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