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금산사 입구에서 약 150여m 정도 올라가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돌무더기가 3년 가까이 방치돼 있다. 돌무더기 주변엔 ' 통행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팻말과 안전팬스가 눈에 띈다.
지난 2006년 2월 모악산 정상에 있는 군 시설 교체작업차 진입하던 차량에 받혀 무너져 내린 금산사 홍예문(虹霓門)이다.
언뜻 보기에 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 처럼 보이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무런 공사 흔적이 보이질 않는다.
석성문 또는 견훤문이라고 불리는 홍예문은 아치형 석문으로, 장대석과 난석으로 축조 되어 있다.
하지만 홍예석 사이와 상부천정 부분은 훼손되거나 유실된 채 긴 장대석 2개만 덩그렇게 얹혀 있고 홍예문 서쪽은 2.7m 가량, 동쪽은 3m 가량 석축이 남아 있다.
축성시기는 후백제 견훤왕 44년(AD 935년)경 금산사성을 축조할때 세워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때 견훤이 금산사에 유배되어 있던 시기로 미뤄볼때 부왕을 안전하게 감금하기 위해 그의 장자인 신검에 의해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아직 고증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홍예문이 무너진 채 흉물로 변해버린 시점은 지난 2006년 2월 20일로 벌써 2년8개월여가 지났다.
홍예문이 무너져 내린 채 방치되자 금산사를 찾는 일부 관광객들은 흉물로 방치하느니 차라리 철거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산사 박물관 관계자는 "홍예문은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석문으로 철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면서 "문화재 지정과 복원문제를 놓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조금만 참아 달라"고 전했다.
현재 홍예문은 복원을 위해 주변 발굴조사 및 설계중에 있다. 문화재청 승인을 얻어 내년도에 사업을 추진한다는게 김제시 관계자의 해명이다.
그러나 무너진 지 2년8개월여가 지나도록 복원사업이 제자리를 걷고 있는 것은 관련 부처의 이해부족이 아니면 행정당국의 무관심 탓이 아니겠는가.
내년부터 공사가 이뤄진다면 하지도 않는 공사팻말이나 치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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