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선호하는 교양강좌 1순위가 취업 강좌라고 한다.
취업강좌에서 가르치는 것은 자기소개서 쓰기, 면접요령, 말하는 방법 등 자기 자신을 포장하는 기술이다. 대학 1∼2학년을 위한 취업강좌도 설강돼 있다. 입학하자마자 취업을 위한 본격적 고민을 시작할 수 있게 대학이 돕는 것이다. 학생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수강신청 2시간 내에 마감이 된다고 한다.
전북대가 올해 2학기 개설한 '세계경제의 이해', '현대심리학 입문', '분자분광학' 등은 수강신청 인원이 단 한명도 없거나 10명 안팎에 불과해 폐강됐다. 이렇게 폐강된 과목 36개의 대부분이 학문적 깊이를 요구하는 전공과목이거나 기초학문이다. 지나치게 실용적으로 흐르는 대학생의 이기적 작태를 비판할만하다. 대학이 취업알선기관인지 학문의 전당인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억울하다.
"이미 사회가 그렇게 만들어 버렸잖아요."
올해 졸업반으로 취업강좌를 듣고 있다는 한 대학생은 원망도, 체념도 아닌 말을 힘없이 했다. 이 대학생은 "내가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라고 불안하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 대학생을 만난 뒤 기자는 비평준화시절, 시험을 치러 고등학교에 들어갔다는 40대 후반의 대학직원을 만났다. 이 직원은 경쟁에 치여 스트레스를 받으며 보낸 고등학교 3년간은 인생에서 결코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라며, 기억 속에서 지우고 싶다고 말했다.
경쟁하지 않고 대학 1학년부터 취업을 고민하지 않으면 직장에 들어가기 어려운 현실. 그렇게 만들어진 현실에 내팽개쳐진 오늘의 대학생들의 모습과 40대 남성이 후회하는 고교시절이 꽤나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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