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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란의 역사 '遼史' 완역된다

단국대 북방연구소 완역 작업 착수

사마천의 사기(史記)에서 청(淸) 말기 조이손(趙爾巽)의 청사고(淸史稿)에 이르는 이른바 중국 정사(正史) 25종 중에서 현재까지 한글 완역이 이뤄진 것은 사기와 삼국지(三國志) 두 가지뿐이다.

 

이 때문에 한국 고전도 중요하지만 중국 정사를 먼저 완역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고 특히 25사 전체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한서(漢書)와 후한서(後漢書)만큼은 하루빨리 완역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다소 뜻밖에도 25사 중에서는 세 번째로 거란족의 요(遼)나라 정사인 요사(遼史) 완역사업이 시작됐다.

 

단국대 북방문화연구소(소장 이성규)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학기획사업단을 통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역사기초자료번역 및 연구' 사업비 1억6천만원을 받아 요사 완역 작업을 최근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사업기간은 2년. 내년 10월까지 1차 연도에는 요사 전체 116권(卷) 중 제48권까지 번역 및 주해(註解)하고, 나머지는 2010년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원문 번역과 주해 작업은 요금사(遼金史) 전공인 김위현 명지대 명예교수가 총감독을 맡아 진행한다.

 

북방문화연구소는 요사 완역을 통해 고조선, 고구려, 그리고 발해에 치우친 북방사에 대한 관심과 연구집중을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성규 소장은 완역대상으로 요사를 고른 까닭에 대해 "한민족의 주된 활동 무대 중 하나인 북방지역의 역사 기록은 중국 측 기록이 대부분으로 중국의 동북공정에서 보다시피 중국 입장을 대변하고 있어 우리 시각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면서 "이런 점에서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에서 이 지역 역사를 기록한 요사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요사는 원나라 국력이 쇠해지기 시작하는 시점에, 그것도 단시간에 편찬되었기 때문에 적지 않은 결점을 안은 정사로 꼽혀, 번역보다 주해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요사는 원나라 말기인 순제(順帝) 지정(至正) 3년(1343) 3월에 요ㆍ송(宋)ㆍ금(金)의 3사를 편찬하라는 성지(聖旨)를 받들어 중서성(中書省) 우승상(右丞相)인 탈탈(脫脫)이 총감독을 맡아 편찬에 착수한 지 꼭 1년만인 이듬해 지정 4년(1344) 3월에 완성했다.

 

요나라 219년(907-1125) 역사를 이 요사는 본기 30권, 지(志) 32권, 표(表) 8권, 열전 45권, 국어해(國語解) 1권으로 구성된다.

 

그렇지만 이런 결점은 오히려 원전 자료를 윤색하지 않고 그대로 전재한 증거이기도 한 까닭에 사료적 가치는 오히려 높게 평가되기도 한다.

 

요사에는 특히 한국사와 관련해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그 정확한 위치를 모르겠다고 포기한 지명 다수가 구체적으로 표시돼 있고, 고조선 관계 기록도 더러 보이며, 무엇보다 고려왕조에 대한 기록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한국학계의 주시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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