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마이산(馬耳山)은 천의 얼굴을 가졌다. 보는 각도와 계절에 따라 달리 보인다. 두 봉우리가 마주 보이기도 하고, 장소에 따라 겹쳐 보이기도 한다. 지난해 개통한 익산-장수간 고속도로 구간 중 마이산휴게소에서 보면 전경이 한눈에 쏙 들어온다.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듯 하다.
마이산은 계절에 따라 이름도 다르다. 봄에는 돛대봉, 여름에는 용각봉, 가을에는 마이봉, 겨울에는 문필봉이라 불렀다.
오늘날 마이산은 우뚝 솟아 있지만 1억년전 중생대 백악기에는 산 어귀의 호숫가, 즉 선상지였다. 선상지가 4천만여 년에 걸친 지각변동으로 주변보다 600m이상 솟아 올라 산이 된 것이다.
마이산은 멀리서 보변 말의 귀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굵은 자갈을 시멘트로 반죽해 놓은 콘크리트 형상이다. 마치 하늘에서 대규모 공사를 하다 남은 콘크리트를 쏟아 부어 놓은 것 같다. 그래서 이국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산은 전체가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거대한 역암 덩어리로 구성돼 있다. 두께가 1500m나 된다. 역암층에는 직경이 1m가 넘는 것도 많이 포함돼 있다.(자연사기행·한겨레)
마이산의 두 봉우리중 동쪽에 있는 숫마이봉 또는 부봉(夫峰)은 오연하여 자일을 이용해야 오를 수 있다. 반면 서쪽에 있는 암마이봉 또는 부봉(婦峰)은 누구나 받아 준다.
탑사군락 또한 마이산의 유명세를 더한다. 100여년 전 이갑룡 처사가 당초 120여 기를 세웠다고 하나 지금은 80여 기가 남아 있다. 이 돌탑들은 태풍이 불어도 흔들릴지언정 무너지지 않아 신비롭다. 또 제단위 정화수 그릇에 물을 담아 놓으면 겨울에 10-15cm 의 고드름이 죽순 솟듯 올라가 탄성을 자아낸다.
마이산은 역사적으로 조선 창업과도 관계가 깊다. 고려말 이성계가 남원에서 왜구를 무찌르고 개선길에 이곳에 들렸던 것이다. 마이산을 보고 꿈에 신인(神人)이 금으로 된 자를 준 곳이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고 한다. 그후 금척무(금척무)는 조선 500년동안 궁중 잔치에 올려졌다.
이같은 마이산이 2010년부터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다고 한다. 환경과 과학교과서에 각각 생태및 지각변화의 대표적인 산으로 소개된다는 것이다. 우리 고장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널리 알려진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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