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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문인협 이병천회장 "개인 글쓰기 넘어 시대정신 추구"

'남민시'에서 '전북민족문학인협의회' 새 출발의 기치를 내걸며 '전북작가회의'로 거듭나기까지 그 지난한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 봐왔던 이병천회장(52). 이제 그도 문학계 중진이 됐다. '전북작가회의' 20돌을 맞는 소회는 그래서 남다르다.

 

"세월이 흐르고 몸집만 비대해진 것이 아니라, 그 사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밀실에서의 개인적인 글쓰기를 뛰어넘은 시대정신을 추구해왔고, 여전히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전북작가회의가 전북 문학의 지형도를 그려왔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그는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이곳을 통해 성장의 시간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역 문학의 건강한 기틀을 다지는데 큰 공을 들였다는 게 그의 지론.

 

그는 '여름시인학교' '민족문학교실' '고교생백일장대회' 등 예비 문학도나 독자들을 상대로 한 행사를 꾸준히 꾸렸고, '영호남문학인대회' '전국민족문학인대회' '아시아아프리카문학페스티벌' 등 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오진 행사였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시대 정신에 부응하고자 성명서를 두 개씩 썼던 일은 잊지 못할 추억.

 

이회장은 "상근자 개념의 활동가를 사무실에 둔다는 것은 꿈도 못 꿀 때 어떤 단체에서 무슨 일 있다 싶으면 일단 그 단체 명의의 성명서를 써주고, 다음 '민문협' 이름으로 그 단체의 성명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냈다"며 "고 박배엽 시인이나 안도현 시인이 하루에도 성명서를 몇 개씩 썼다"고 회고했다.

 

이젠 스무살 청년에게 중대한 전환기가 요구되듯 전북작가회의도 새로워져야 한다는 안팎의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남북·민생·민권·민주 등 놓을 수 없는 화두는 함께 하되, '동학' '6·25' 등 우리 지역의 변하지 않은 많은 이야기와 함께 설화·전설·민담 등을 집대성하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이런 지역 정서에 관해 시든 소설이든 쓸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전북작가회의'가 나가야 발전적인 방향이라고 여깁니다."

 

그는 "예전과 같은 끈끈함이 유지되긴 어렵지만, 바른 문학·민족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는 자세를 지켜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28일 전주 코아호텔에서 열린 '전북작가회의 창립 20주년 기념식 및 제4회 달빛문학행사'엔 도종환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진동규 전북문인협회회장, 역대 회장이었던 최동현 군산대교수·임명진 전북대교수, 최형 원로시인 등 200여명의 문인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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