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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인류적 휴머니즘으로 식민지 현실에 저항"

'2008 석정문학제' 열려

지난 5일 전주 민촌아트센터에서 열린 '2008 석정문화제' 에서 참석자들이 연구논문 발표를 듣고 있다. ([email protected])

신석정 시인의 '슬픈 전설'이 눈속에 새겨졌다.

 

5일 전주 민촌아트센터에서 열린 '2008 석정문학제(회장 정양)'는 그의 휴머니스트 '심장'이 조용한 온기를 되찾는 시간이었다.

 

이보영 전북대 명예교수는 '신석정의 휴머니즘' 주제로 그의 광활하고 깊은 문학세계를 재조명했다.

 

이교수는 석정 시인이 '목가 시인'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제2시집「슬픈 목가」 제목 때문이지만, '슬픈 목가'라고 붙여진 배경엔 일제 강점기 '슬픈 현실'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첫 시집 「촛불」의 '이 밤이 너무 길지 않습니까'와 「슬픈 목가」의 '슬픈 구도'는 암담한 일제 시대 저항이 짙게 암시된 시. '아름다운 전설과 신화'까지도 먹칠해 버리는 '너무나 길게 계속되는 밤'이며, '밀리고 흐르는' '흘러도 흘러도' 지속되는 '밤'의 압박은 석정 시인의 절망감을 전달하는 대목이다.

 

그는 "자연현상 혹은 자연물의 상징적인 사용이 아닌 반체제적인 인물 혹은 투사를 등장시켜 저항문학의 발전을 꾀한 작품이 '방'"이라며 "그 '방'은 반체제 지하운동가 개인의 방이기도 하고, 시인 자신의 답답하고 울적한 내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독립운동을 이루기 위해 '모지락스럽게 고적한 좁은 방'에서 '그 전날 밤'을 세웠던 것은 반체제 투쟁을 위해 수 없이 뜬 눈으로 전야를 보냈다는 뜻과 그 '전야'가 투르게네프의 장편소설 「그 전날 밤」과 상징적으로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식민지적 현실을 해결하려면 민족적 휴머니즘을 넘어선 인류적 휴머니즘에 호소해야 하기 때문에 조국을 초월한 '방'으로 설정했다는 것.

 

허소라 전 석정문학회 제전위원장이 보관해왔던 CD와 사진 등을 새롭게 편집해 만든 영상물로 석정 선생의 정신을 기려왔던 시노래도 감상할 수 있었다. 중국 일급 작곡가와 연주자들이 부른 '임께서 부르시면'을 비롯해 '그 먼나라를 알으십니까' '가슴에 지는 낙화 소리' 등 전 국민의 애창곡들이 담겼다.

 

이날 행사엔 송하진 전주시장, 허소라 전 석정문학회 회장, 정양 회장, 신석정 선생의 유족인 신광연씨, 진동규 전북문인협회장, 정군수 전주문인협회장, 안평옥·정휘립·이병초 시인 등이 2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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