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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부터 오는 미래] 전북의 내일은 '돈버는 문화'다

2. 창조 아닌, 재창조가 힘

남성 무용수들이 백조로 나오는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전 세계 공연계에 파격과 충격을 가져왔지만, 관객들은 그 신선함에 흥분했다.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현대인의 정서를 고려해 고전 발레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와 같은 사례가 있다. 판소리 다섯 바탕 중에서도 가장 비극적인 '심청전'. 모두가 '심청전'에서 심봉사의 애처로운 모습만을 부각시키고 있을 때, 심봉사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 뺑덕어미를 주인공으로 한 '뺑파전'이 탄생됐다. '뺑파전'은 '신 뺑파전'까지 만들어내며, 대중적으로는 '심청전' 보다도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남원은 춘향이로 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판소리나 고전으로만 머물러 있던 '춘향전'은 창극과 축제로 다양하게 변형되면서 재탄생되고 있다. 똑같은 콘텐츠라도 그릇을 달리하는 것. 「딜리셔스 센드위치」의 저자 유병률씨는 "문제는 창조가 아니라 재창조"라고 강조한다.

 

존재하지 않던 전혀 새로운 장르나 문화형태를 개척하는 일은 더디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어야 하며 때로는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극단적으로 아무것도 없는 데서 무엇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모차르트가 살던 시대의 순수예술에나 해당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창조는 부족해도 변형은 무궁무진하다. 아이디어를 달리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는 힘. 그것이 바로 재창조이다.

 

재창조 과정에서는 무엇보다 스토리텔링(story telling)이 필요하다. 스토리텔링은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있게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오래된 기술형식 중 하나이지만, 오히려 현대로 올수록 마케팅의 중요한 방법으로 쓰이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영국은 이야기의 나라다. 영국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여가생활은 책읽기이며,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소설이다. 서로 알고있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스토리텔링 모임은 동네 반상회처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전 세계를 열광시킨 영국의 '해리포터'가 여기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함한희 전북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산업화 과정에서 스토리텔링 소재들이 많이 사라지거나 파괴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전북처럼 산업화로부터 소외되고 전통문화가 발달된 곳일 수록 발굴할 수 있는 소재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함교수는 "전라북도만큼 스토리텔링을 위한 많은 소재를 가지고 있는 지역도 드물다"며 "스토리텔링은 곧 재창조의 방법인 동시에 결과물로서 목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토리텔링 열풍은 스토리텔링을 통한 도시 알리기로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도시에서의 스토리는 무엇인가를 새로 만들고 지어내는 것이 아닌, 주민의 생활과 도시의 역사, 시대의 일상을 담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이같은 스토리는 도시 전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고 다른 도시와 차별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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