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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람] '2008 제야축제'서 만난 시민들의 새해 소망

"모두 건강하고 부자되세요"

기축년 새해를 맞아 전주시 풍남문에서 열린 제야 행사장을 찾은 최종천씨(43) 가족. 안봉주([email protected])

"지난해는 힘들었지만,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모두 부자되세요."

 

5-4-3-2-1. 새해 첫날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첫 타종과 함께 하늘에서는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이 많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는 옛말이 떠오르는 밤. 지난 31일 자정 풍남문에서 열린 '2008 제야축제'에서 만난 시민들은 다사다난했던 무자년(戊子年)을 떠나보내며 "기축년(己丑年)에는 경제가 살아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팍팍했던 지난 한 해를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 두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새해를 맞이한 최종천씨(43)는 "우리 딸 지연이, 소연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곧 결혼 10주년을 맞는다는 최씨는 "앞으로도 지금의 마음을 변치 않고 함께 어려운 일을 헤쳐나가며 예쁘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3대가 함께 나온 최송희씨(33)도 "없이 살아도 건강이 최고"라며 "새해에도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의 건강이 최우선이다"고 강조했다. "모래내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아들이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는 홍덕순씨(56)는 "딸이 좋은 신랑감을 만난 모두에게 축복받는 결혼식을 올렸으면 좋겠다"며 희망의 불을 하나 더 밝혔다.

 

일용직 근무자로 일하다 허리를 다쳐 두달 가까이 입원 중이라는 김동옥씨(49)는 환자복 위에 코트를 걸치고 새해 맞이에 나섰다. 풍남문 종소리에 생각나는 건 가족 얼굴 뿐. 김씨는 "새해에도 같이 있어주지 못해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 "건강을 회복해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다"고 했다.

 

젊은이들의 새해 목표는 취업. "취직 못한 아들 때문에 부모님 마음고생이 심하다"는 김진혁씨(28)도,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장시훈씨(27)도 "새해에는 희망하는 직종에 꼭 취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라 걱정을 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김모씨(64)는 "서민들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고 고름을 짜줄 수 있는 서민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희망의 모습은 제각기 다르지만,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한결같다. 김학수씨(48)는 "마음이 풍요롭고 따뜻한 세상을 기다린다"며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완주 전북도 지사, 송하진 전주시장, 최규호 전북도 교육감, 김희수 전북도의회 의장, 최찬욱 전주시의회 의장, 박규선 전북도교육위원회 의장, 전동운 35사단장, 한기만 전주완산경찰서장, 이상선 전주덕진경찰서장 등 도내 각 단체장들과 50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새해 덕담을 나눴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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