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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부끄러운 '예향 전북'

해는 바뀌었지만, 여전히 문화판은 시끄럽다.

 

지난해 말 문화판을 뜨겁게 달구었던 전주세계소리축제-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북도립국악원 통합 문제는 상대적으로 잠잠해진 듯 하지만, 도립국악원은 해체라는 극단적인 말까지 나올 정도로 겉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13일 국악원 각 실·단장이 중심이 돼 기자회견을 열기로 하면서 갈등의 양상은 더욱 복잡해 지고 있다. 오히려 행정과 예술인들의 갈등으로 보였던 국악원 문제가 실·단장과 노조로 편이 나뉘어 예술인들간의 내부 갈등으로 흘러가고 있는 듯 하다. 여기저기서 국악원 발전방안을 내놓겠다는 사람도 많다.

 

소리축제 문제도 심각하다. 안숙선 조직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내비치고 조직위원과 직원들의 임기가 이미 만료된 소리축제는 자격 논란을 일으켰던 감독만이 지키고 있다. 전라북도에서는 개최 의지를 확실히 했지만, 가을에 열리는 축제가 아직까지 조직을 정비하지 못하고 있으니 규모나 내용면에서 어찌됐든 축소될 것이 뻔하다.

 

전주문화재단도 길을 잃었다. 장명수 이사장이 지난해 말 임기를 한 달여 남겨놓고 사표를 제출했으며, 이사들의 임기도 끝이 났다. 전주시에 따르면 문화재단에도 조직 구성에서부터 역할과 기능까지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요즘 우리지역 문화판은 '예향 전북'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모두가 경제만 외치느라 문화는 자꾸만 뒤로 밀려나는 것 같고, 문화예술인들 조차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새로운 요구 앞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야 말로 전라북도가 지켜가야 할 대표 브랜드 아닌가. 가난해도 문화를 알고 예술을 즐길 줄 아는 자존심은 있지 않았던가.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문화판에도 새로운 변화의 시점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이다. 또한 아무리 경제 불황이라고 해도 문화의 변화 기준이 무조건 경제 논리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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