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름다운 가사를 전하는 가수 김광진과 아침 7시에 출근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김광진은 동일 인물이다. 음악을 하는 애널리스트. 그 흔치 않은 길을 걷는 이가 또 있다.
선한 인상에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은 정성민(31)씨. 현재 HMC투자증권 전주지점의 대리인 그는 올해 3년차 자산관리사다. 업계 경력만 따지면 쟁쟁한 경력자들 앞에 내세울 정도는 아니지만 정씨에게는 눈에 띄는 이력이 하나 있다. 바로 '드러머'. 알고 보니 그는 경력 12년의 '중견(?) 드러머'였다.
"공연장 우퍼에서 흘러 나오는 드럼의 매력에 빠지면서 부터죠. 한 때 음반까지 내면서 드러머를 업으로 삼을 기회도 있었지만, 평생 하고 싶은 것을 직업으로 삼으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음악만큼 관심이 많았던 경제 분야를 생각했죠. 덕분에 만족스러운 직업을 찾은 것 같습니다."
전북대 그룹사운드 '토러스' 출신이기도 한 그는 교내외 무대 활동을 통해 실력을 쌓았다. 군 제대 후 음악을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에 프로로 활동하는 멤버들과 'Kleinblue(클라인블루)'라는 그룹을 결성했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공연에 나섰는데, 이 때 한 음반기획사 관계자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2005년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전공은 원래 독일어였어요. 하지만 학창시절부터 경제 현상에 관심이 많아서 경제학을 복수전공하게 됐죠. 경제신문과 주간지는 빠짐없이 봤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기본을 다질 수 있었어요."
그는 "자산관리사라는 직업은 항상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며 "시간을 쪼개가며 다방면의 지식들을 섭렵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고객들의 성향만큼 쏟아지는 질문들도 제각각이기 때문. 정확한 정보를 고객에게 전하기 위해 스스로를 혹독하게 관리하는 편이다.
그는 자산관리사가 되기까지 미래학자인 피터 드러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피터 드러커의 책을 읽고 '지식근로자'의 개념을 이해했다며, 미래사회에는 다양한 지식을 활용해 꾸준히 자기계발이 가능한 직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겨 이 직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사실 김광진이 제 역할모델이기도 해요. 이성적 분야인 금융회사의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도 가수 겸 작곡가로서 자신만의 부드러운 감성을 잃지않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감성적인 취미 활동이 이성적인 직업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인 것 같고요."
고객의 자산을 관리할 때는 지극히 이성적인 사고와 판단에 초점을 맞추되 인간적인 면에서 고객과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감동을 전할 때에는 감성적인 코드를 조화롭게 활용하고 있다는 정씨. 무엇보다 투자 수익을 봤다는 고객들의 감사 전화를 받을 때가 가장 보람있다.
"종목이나 상품을 고객에게 권유할 때에는 '나라면 어떻게 할까?'를 먼저 생각해요. 액수에 상관 없이 저를 믿고 찾아주신 분들인데 제가 투자하고 싶지 않은 상품을 권할 수는 없죠."
최근 고객들로부터 자본시장통합법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는 그는 "자통법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질 좋은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다"며 "한 곳에서 편리하게 모든 금융 서비스를 받게 될 뿐 아니라, 투자자 보호 의무도 강화돼 고객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자신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투자에 앞서 자신의 성향이 어떤지를 파악해 위험성과 기대수익률을 적절히 조절하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상품의 선택이 최우선돼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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