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종교를 넘어서' 토론회
이스라엘이 1948년 건국된 이후 유대인은 더이상 2차 세계대전 과정에서 수없이 학살당한 '역사의 희생자'가 아니며, 그들도 잘못이 있으면 당연히 비난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은 5일 진보적 종교 연구소들의 연대체인 '종교인네트워크'가 서울 충정로 한백교회 안병무홀에서 개최한 '열린포럼, 홀로코스트 종교를 넘어서'라는 토론회에서 이런 주장을 내놓았다.
김 실장은 '홀로코스트 신학과 홀로코스트 너머의 신학'이라는 발제를 통해 "아우슈비츠 이후 유대인을 비난하는 게 금기시됐는데 이를 '홀로코스트 산업'이라고 서구 신학자들은 비난했다"며 "현대 서구 신학 역시 이런 홀로코스트 산업에 포섭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홀로코스트는 유대인이 자신의 고통을 특화시키는 순간 더 이상 희생자의 담론이 아니며, 또 다른 희생자를 부르는 제국의 담론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이 가자를 침공한 순간 유대인들에 의해 아우슈비츠는 역사에서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한국 개신교 지도자들이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이 '정당방위'라고 언급하는데 그 속에는 무의식적으로 서구 중심주의적 성공에 예속된 식민화된 자의식이 깔려 있다"며 "(그 자의식을) 성찰할 지적 준비도, 신앙적 의지도 없다면 (개신교 지도자들이) 전 지구의 고난받는 이들의 이야기를 정당하게 판단할 신학적, 신앙적 사유의 가능성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박준영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신학의 시대적 한계와 종교 간 협력을 통한 극복'이라는 발표에서 "한국은 자본주의적 성공 추구로 이스라엘을 정신적 모델로 삼았던 시기가 분명히 있었고, 이는 개신교의 개별 교회 성장 추구와 함께 이스라엘에 대한 맹목적 찬양과 지지로 연결됐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배타적 근본주의는 어느 종교나 내부에 있는 위험한 본능과 같다"며 "기독교는 내부의 근본주의를 극복한 경험이 가장 많은 종교라는 점에서 스스로 면역력을 키우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지현 한양대 교수는 '이스라엘의 희생자 의식 민족주의'라는 발제에서 2차 대전에서 일본인의 피해를 그린 '요코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도식적 이분법의 민족주의를 넘어선 성찰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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