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곧 한울'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을 표방한 천도교가 내달 5일 창도(創道) 150년을 맞는다.
천도교(옛 동학)는 제1세 교조인 수운 최제우가 1860년 4월5일 '한울님으로부터 무극대도(無極大道)를 받은 날'을 창도일로 정하고 '천일'(天日)이라고 해서 최대의 경축일로 삼아왔다.
수운 최제우는 "양반과 상민이 따로 없다"며 모두가 차별 없이 '시천주(侍天主ㆍ한울님으로 모심)'하라는 가르침을 폈고 이는 동학혁명의 뿌리가 되면서 대종교, 원불교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제3세 교조인 의암 손병희가 3.1 독립운동을 주도하는 등 민족주의를 기치로 내걸어 천도교는 일제 강점기 내내 혹독한 탄압을 받았으며 이 때문에 1920년대 교인수 200만명에 달했던 교세는 급속하게 기울었다.
분단 후 남북 정권의 배척으로 쇠락을 거듭하다 천도교에 우호적이던 박정희 정권 때 다시 번창하는 듯했으나 1976년 최덕신 교령, 1997년 오익제 전 교령 등이 잇따라 월북한 사건으로 성장세가 멈췄고 현재 교인은 10만여명에 이른다.
김동환 교령은 23일 창도일 관련 간담회에서 내놓은 기념사를 통해 "사람들이 서로 한울님처럼 받들고 함께 잘살자는 게 천도교 신앙의 목표"라며 "약육강식의 동물적 사회가 되기 전에 정신개벽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령은 이어 "인내천, 천인합일(天人合一)뿐 아니라 자연을 보호하며 더불어 살 수 있는 생활이 될 수 있도록 하늘과 사람, 환경을 공경하는 삼경(三敬) 사상을 갖춰야 한다"면서 "아울러 도덕을 지키고 국가를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천도교는 병들고 낡은 세상을 새롭고 평화로운 세상으로 개벽하자는 사명감에서 갑오동학혁명, 3.1 독립운동 등을 이끌었다"며 "그래서 천도교는 어느 한 종단만의 것이 아니라 민족과 운명을 같이하고 있으며, 앞으로 인류사회를 구제할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도교 중앙총부는 올해 창도 150년을 맞아 발상지인 경주와 용담성지에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4일 오후 2시에는 천도교 2세 교조인 최시형 동상이 있는 경주 황성공원에 5천여명의 교인이 모여 참배식을 갖고 경주 시내를 돌며 '동학군(軍) 마임놀이' 등 퍼포먼스 행진을 벌이고, 경주 노동고분공원에서 경축 전야제와 불꽃놀이 등의 행사를 연다.
이어 5일 오전 11시에는 구미산 용담 성지에서 기념식을 봉행한 다음 그림 그리기 대회, 풍물놀이, 민요 한마당, 동학군 무예무 등 축하행사를 벌이고 천도교 정신을 알리는 강연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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