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익산 미륵사지석탑에서 출토된 금동사리호에서 사리 12과(顆)를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금동사리호는 지난 1월 14일 미륵사지석탑(국보 제11호)의 심주(心柱) 사리공(舍利孔)에서 사리봉안기를 비롯한 각종 유물과 함께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X레이 투시 결과, 사리호 안에 내호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사리 내호의 분리 및 수습을 위해 금동사리호를 개봉했다.
금동사리호를 개봉한 결과, 진신사리로 추정되는 사리 12과는 내호 안에서 발견됐으며, 다량의 구슬, 성분 미상의 유기질 분말도 함께 수습됐다.
특히 이 가운데 사리가 눈길을 끈다. 불교사 전공인 박상국 문화재위원은 "탑에 봉안된 모든 사리는 진신(眞身)사리"라며 "당시의 불교적 열정에 비춰 봤을 때 진신사리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불교사상사 전공인 김상현 동국대 교수도 "이번에 발견된 사리 12과가 실제 석가모니 부처의 사리인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고, 당시 백제인들이 이 사리를 부처님의 사리로 여겨 봉안했다는 점에서는 진신사리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했다. 사리 외에 주목을 끄는 건 사리 내호다.
사리 내호(높이 5.9㎝, 폭 2.6㎝)는 보주형(寶柱形) 꼭지가 달린 뚜껑과 긴 목, 둥근 어깨의 동체(胴體)와 동체부를 분리할 수 있는 구조 기법 등 전반적으로 외호(높이 13㎝. 폭 7.7㎝)와 유사한 모습을 보였으나 외호와는 달리 뚜껑과 동체 상부가 일체형(一體形)으로 제작돼 있다.
문양도 연판문(蓮瓣文.연꽃무늬)과 팔메트문(세잎넝쿨문), 어자문(魚子文)을 배열하는 등 전반적으로 외호와 유사한 구성을 보였다. 아울러 X선형광분석기로 실시한 성분분석에서 외호는 금동제, 내호는 금제로 판명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익산 미륵사지석탑 출토 사리장엄 유물에 대한 본격적인 보존처리를 시작할 예정이며 성분분석, 제작기법 조사 등 과학적 조사도 병행하여 그 결과를 추후에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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