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체질 파악해 자연상태 균형 찾아야
아토피 피부염은 알레르기 질환 중 가장 먼저 나타나기 때문에 영유아기에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영아기에 나타나는 태열은 보통 아토피의 일종으로 본다.
공기 좋고 물 좋고, 먹을거리가 모두 유기농이었던 과거에는 태열은 흙을 밟으면 낫는다고 하였다. 그때는 요즘처럼 비싼 비용과 긴 세월의 고통을 겪지 않아도 대부분 자연치유가 됐기 때문에 아토피피부염 환자도 많지 않았을 것이다.
아토피는 대표적인 환경성 질환의 하나이다. 위생관념과 시설이 좋은 선진국 일수록 아토피환자의 발생률은 높아진다는 사실은 환경오염과 아토피의 상관성을 잘 말해준다. 요즘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아이들이 흙을 밟고 자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아이들이 마시는 공기는 각종 유해물질에 오염되어 있고, 아파트 내부 환경은 집먼지진드기가 번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각종 인공색소와 방부제, 농약 등으로 오염된 먹을거리는 지속적으로 몸에 축적되고 있고 트랜스지방과 인스턴트식품은 우리 아이들 몸의 균형을 파괴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지 우리 부모들은 잘 알고 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아토피를 만들고 치료에 방해가 되는 요소임은 분명하다.
우리 아이를 아토피 없이 건강하게 키우려면 과거와 같은 자연으로의 회귀를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현대 생활에서 자연으로의 회귀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최대한 자연상태에 있을 때처럼 몸의 균형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 상태에서의 편안함, 즉 몸과 마음의 안정 상태 유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말이다.
아토피는 면역반응 중 Ig E라는 항체가 관여하는 만성 알레르기 질환이다. 면역반응 과정은 복잡하지만 결국 몸의 균형이 망가져 있을 때 아토피는 심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대개 몸속에 열을 축적하고 있는 불균형이다. 축적된 불필요한 열이 병리반응을 촉진시키고 증상을 악화시킨다. 몸속에 활성산소가 많을 때는 더 심해진다. 이러한 병리현상을 한의학에서는 혈열이나 혈독 또는 습열 등 이라고 말한다.
아토피피부염을 가진 아이가 증상이 좋아지다가도 닭튀김을 먹은 뒤 갑자기 악화되어 몹시 가려워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동물성지방과 트랜스지방, 닭고기의 따뜻한 성질 등이 한꺼번에 작용하여 혈열이나 습열의 상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병리기전이 잘 일어나는 체질이 있다. 사상체질에서 소양인과 열이 많은 태음인이 그렇다. 소양인 아이 중 감기만 걸리면 편도가 붓고 열이 많이 나는 아이들, 코피가 자주 나는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이다. 태음인 아이 중 평소 땀이 많고 감기에 잘 걸리는 아이는 선천적으로 습열이 많은 체질이다. 이러한 체질에서 아토피의 병리반응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소음인은 선천적으로 열이 많지 않아 아토피 반응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소화기가 안 좋은 아이들이 밀가루음식이나 소화되기 어려운 고기를 많이 먹을 때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하고 관리하는데는 여러 방법이 있고 보습이나 목욕법 등 지켜야할 것도 많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체질을 알고 몸과 마음의 불균형상태를 파악해서 원래의 자연상태의 균형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 아닐까 싶다.
/송정모 교수(우석대학교부속 전주한방병원장)
▲송정모 교수는
경희대한의학과 졸, 한의학박사(체질의학전공)
사상체질의학회 부회장
우석대 한의학과 교수
우석대부속 전주한방병원장
우석대부속 전주한방병원 체질·알레르기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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