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만으로도 지역을 재생시킬 수 있다' 강연한 강동진 교수
"최근 지방도시들이 지역재생을 유도하는 다양한 정책과 사업들을 실험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해당 지역의 역사문화가 가장 훌륭한 지역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지역의 역사문화를 옛날 것이라고만 생각해 귀중한 자원들을 내다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과 흔적이 누적된 역사문화자원에서 미래 환경을 재창조할 수 있습니다."
9일부터 11일까지 한국언론교육원 대전교육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재단 문화 디플로마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재생과 공공디자인'에서 '역사문화만으로도 지역을 재생시킬 수 있다'를 주제로 강의한 강동진 경성대 교수(도시공학과)는 "보유하고 있는 역사문화의 가치를 스스로 인식하고 새로운 역사문화자원을 발굴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문화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개체수와 영역의 확장, 즉 '늘리기' 전략이 필요합니다. 방적공장을 재활용해 시민공간으로 만든 일본 가나자와 시민예술촌처럼 산업유산을 통해 개체수를 늘릴 수 있으며, 대상과 그 주변을 경관으로 묶어 공간을 확장시킨다면 완충지대를 통해 대상의 원형을 보존하고 완충지대에서 일어나는 후광효과들로 가치도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강교수는 길게는 150여년, 짧게는 5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산업유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기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기반을 이뤄온 각종 산업에 대한 역사적 접근이 본격화돼야 할 시점이기 때문. 강교수는 "산업유산에 대한 관심은 자원 재활용이라는 시대 흐름과 부응되는 것은 물론, 퇴락지역의 경제 활성화 차원으로도 나아갈 수 있다"며 "산업유산은 우리 삶과 가까운 곳에서 깊은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산업유산에 대한 우리의 의식 전환만 전제된다면 친근한 생활유산이자 새로운 도시문화 재창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교수는 그러나 "산업유산들은 문화재가 아니기 때문에 구조체의 안정을 전제로 창의적인 발상을 통해 도시와 산업시설을 결합시켜야 하고 또 도시민들과 결합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역사문화를 새롭게 창조한다는 말이 왠지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것은 역사문화는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라는 관습적 정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역사문화자원을 바라볼 때 모방이나 현재의 유지라는 소극적 개념에서 새로운 전통의 창조라는 적극적 개념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강교수는 "과거와의 연속성 유지라는 과거지향적인 개념에서 현재 '적합성'과 '미래 지향성'이라는 현실·창조적 관념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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