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한지 인쇄기술 이용, 원형 살린다"
"「조선왕조실록」은 현재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를 보존하고 관리하고 홍보할 책임이 있는 거죠. 하지만, 전주사고본은 밀랍돼 있어 훼손 정도가 더 심한 것이 현실입니다. 전통한지에 현대 인쇄기술을 도입해 원본 그대로를 구현하겠습니다."
지난해 무주 적상산사고 「조선왕조실록」 태백산본을 복본한 데 이어 '「조선왕조실록」 전주사고본 복본화사업'에 선정된 (주)미래영상 김석란 대표(48). 김대표는 "「조선왕조실록」 복본을 통해 한국 기록문화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것은 물론, 한지 뿐만 아니라 인쇄술에 있어서도 찬란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주 기록문화의 전통을 이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본화사업은 훼손 과정에 있는 전주사고본을 2005년 미래영상이 특허로 등록한 인쇄용 전통한지 기술을 이용, 원형 그대로를 재현해 내는 것. 사진을 전공하며 디지털 프린트용 인화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인쇄용 전통한지 기술 개발로까지 이어졌다.
"다행히도 「조선왕조실록」의 이미지를 디지털 DB로 구축해 놓은 게 있습니다. 이 이미지를 보정한 뒤에 인쇄용으로 재가공한 한지에 출력하고 표지와 함께 묶어내면 됩니다. 황변이 심해서 이미지를 활용할 수 없는 부분은 태백산본으로 대체할 계획입니다."
두께가 얇은 이합 한지에 인쇄하기 때문에 더 많은 집중력과 치밀한 기술을 요구하는 작업. 표지 제작과 선장(線裝)도 만만치 않다. 김대표는 "표지의 능화문을 만들기 위해 원본과 대조해 가며 문양 복원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며 "책을 묶는 방법에 있어서도 옛날 방식을 재현하기 위해 청주에 있는 배첩장 홍종신 선생에게 직접 배우러 다닌다"고 말했다.
일부 복본 과정에 쓰이는 잉크에 대해 우려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김대표는 "먹과 잉크 모두 탄소로 구성돼 있고 중성종이에 중성잉크로 찍어내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규장각에 보관돼 있는 전주사고본은 태조실록에서 세종실록까지 총 221권 206책, 1만4918면. 현재 '권'은 '장'이나 '절'에 해당하고, '책'은 '권'을 나타낸다. 미래영상은 1차년도 사업 기간인 10월 31일까지 총 216권을 복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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