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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비어천가는 모독 대상이 아니다"

숭실대 조규익 교수 '캠퍼스 단상집'

노무현 참여정부에 호의적인 논조를 보이는 말이나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은 그것을 '노비어천가'라 폄훼했다. 정권이 바뀐 지금, 이명박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일러 그 반대편에서는 '명비어천가'를 부른다고 공격하곤 한다.

 

용비어천가가 일방적인 놀림 대상으로 전락한 셈이다.

 

하지만 용비어천가를 그 연구 대상 중 하나로 삼는 국문학도에게 이는 이만저만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이 국문학도는 "대부분의 지식인들이 이토록 '철없는' 고관들의 언행을 툭하면 '용비어천가'로 몰아붙인다는 점이 국문학 전공자인 나를 분노케 한다"고 분개한다.

 

그렇다면 용비어천가는 왜 우리에게 '아부성 발언'과 동의어로 통용될까?

 

그 원인을 이 국문학도는 "용비어천가를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용비어천가가 "지금의 대통령도 머리맡에 두고 밥 먹듯이 읽어야 할 정치의 이상적 아젠다요 텍스트"라고 단언한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의 요체는 국태민안(國泰民安). 민심은 곧 천심(天心)이고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을 위해 부지런히 일하는 경천근민(敬天勤民)이야말로 용비어천가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라는 것이 이 국문학도의 평가다.

 

그래서 이 국문학도는 "용비어천가를 모독하지 마라"고 강조한다.

 

숭실대 국어국문학과 조규익(曺圭益.52) 교수가 '어느 인문학도의 세상 읽기'(인터북스 펴냄)라는 에세이집을 냈다.

 

부제 '캠퍼스 단상집'이 말해주듯 대체로 그 자신이 몸담은 대학과 교수사회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자 하는 글들이 많다. 용비어천가에 대한 열렬한 옹호론도 그 중 하나다.

 

논문대필과 표절 문제, '가짜 박사' 범람, '교수와 조교', '국민수탈의 교육산업'처럼 고발성 짙은 글이 많다.

 

373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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