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뜨니, 너도나도 '김연아 타령'이다. 비인기 종목이었던 피겨스케이팅은 '국민 요정'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국민 스포츠'로 떠올랐다. 스포츠 마케팅의 위력을 안 자치단체마다 '제2의 김연아'를 발굴하기 위해 혈안이지만, 정작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가 되기 위해선 끊임없는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순리는 모르는 듯하다.
지난 21일 낮, 전주 시내 모 식당에서 유기상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과 도 체육회 출입 기자 간담회가 있었다. 도 체육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가볍게 오간 대화의 행간(行間)에서 도 체육 행정의 '심드렁함'이 엿보였다.
A기자가 1년가량 공석(空席)인 도 체육회 '서열 2위' 사무차장 자리에 대해 물었다. 유 국장은 "필요하면 채워야 하지만, 필요하지 않은데 꼭 채울 필요가 있느냐”며 아리송한 답변을 내놨다. 과거 사무차장은 체육회 살림을 꾸리는 '안주인' 구실을 해왔다.
B기자가 "도 체육회와 생활체육협의회 통합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다. 도의 입장이 뭐냐?”고 묻자 그는 "중앙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나?”라고 되물은 뒤 "중앙(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하는 대로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B기자가 다시 "중앙에서 안 하면 가만히 있을 거냐?”고 따지자, 동석한 고환승 도 체육회 사무처장이 "현재 전주와 익산 등 8개 시·군은 통합이 됐다”며 유 국장을 엄호(?)했다.
"체육계가 발전하려면 실업팀이 더 많이 생겨야 합니다.”
A기자가 실업팀 창단을 언급하자 유 국장은 "경기가 어려워 기업들이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며 "기업들에 창단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A기자는 경제 사정을 몰라 이런 순진무구한 질문을 던졌을까. 유 국장은 혹시 기자가 가리킨 '달'은 안(못) 보고 그의 '손가락'만 본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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