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예술혼 잊지 않겠습니다"
"전통예술가들 뒤에 든든히 버티고 서서 우리 소리, 가락, 몸짓 잘 지켜내라고 힘내라고 평생을 애쓰신 원장님. 명주실이 되어 오동판을 흔드는 울림이 되시고, 깊은 김이 되어 갈대 속청 떨리게 하시고, 춤꾼의 손끝이 되어 허공을 가르시고, 소리꾼의 소리가 되어 이 세상에 오십시오."
남원이 고향인 안숙선 명창은 조사에서 "고향마을 동네 어귀에 넓은 그늘 드리우는 커다란 느티나무 같은 당신이 계시기에 고단하고 지친 타향살이에서도 고향을 생각하면 요천의 맑은 물같이 청정한 기운이 솟아 힘이 절로 났다"고 했으며, 국립민속국악원 단원들은 씻김굿과 보렴으로 고인이 가는 길을 달랬다.
지난 25일 별세한 박재윤 초대 국립민속국악원장 영결식이 27일 오전 10시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광장에서 치러졌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이재형) 장으로 차분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이날 영결식에는 유족과 최중근 남원시장, 이강석 남원시의회 의장, 박일훈 국립국악원장, 박영도 국립남도국악원장을 비롯해 안숙선 송순섭 남해성 이난초 전인삼 명창과 박종선 김무길 명인 등 문화예술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박일훈 장례위원장은 "고인은 지리산자락 동편제 판소리의 탯자리인 남원을 전통음악 예술의 중심지로 가꾸는 데 혼신을 다하셨다"며 "이 지역 출신 젊은 명창들의 소리판이 벌어지는 곳이면 어디든 그 자리를 지키시던 큰 어른으로, 진정 우리 국악인들의 든든한 지킴이셨다"고 말했다.
박 초대원장은 1917년 생으로 초대 도의원 및 남원국악협회 회장, 남원국악원 이사, 부원장 등을 거쳐 남원시립국악원장과 국립민속국악원 초대 원장을 역임했다. 남원시 시민의장, 전라북도 도민의장, 문화훈장 옥관장 등을 받았으며, 최근까지도 국립민속국악원 원로단원으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고인은 남원 송화원에서 화장돼 남원시 주천면 선영에 부인과 합장됐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