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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주보기] 이제는 컬쳐노믹스 시대이다 - 이찬

이찬(한국소리문화의전당 예술사업부장)

21세기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시대이다. 공연, 영화, 게임, 음악, 인터넷 등을 포함하는 문화콘텐츠 산업은 기존의 제조업 성장률을 추월하고 있고, 전 세계 약 2조억 달러의 시장규모는 기존의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문화의 발전은 인간의 삶의 질적 성장과 이제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발전하였다. 바야흐로 컬쳐노믹스(Culture+Economics : 문화+경제)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역(驛)을 개축하여 인상파 회화를 비롯한 19세기 미술작품을 소장한 오르세 미술관, 거대한 철골 트러스 속에 도서관(BPI), 공업창작센터(CCI), 음악·음향의 탐구와 조정 연구소(IRCAM), 파리국립근대미술관(MNAM) 등이 있는 퐁피두 예술센터 등은 컬처노믹스의 대표적 구조물이라 할 수 있으며, 그 밖에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개조한 영국의 테이트 모건 갤러리, 제철소, 광산등이 있던 도시를 개조한 스페인의 구겐하임 미술관 등은 지역 일자리 창출과 관광객 유치로 지역 경제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런 하드웨어적 접근 방식 이외에도 소프트웨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계림의 아름다운 산과 강을 배경으로 한 장예모 감독의 수상뮤지컬 '인상유삼저((印象劉三姐)'는 전 세계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야외 공연으로 년 간 약100 만 명 이상의 관객유치, 약 600여명의 지역주민들을 배우로 등장시켜 지역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아시아 최대의 예술촌을 조성하고, 이와 동시에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에 내한공연을 가진 장예모 감독 발레극 '홍등', 서커스와 발레를 결합한 '백조의 호수' 등은 앞으로 전 세계를 내다보고 기획된 작품으로 앞으로 공연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된다.

 

19세기의 산업혁명은 유럽이 중심 이였고 20세기에는 미국에서 발전하여 이제 21세기는 아시아에서 꽃 피울 것이다. 그 내용은 제조업과 굴뚝산업이 아닌 문화콘텐츠 사업 일 것이다. 이런 패러다임 변화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국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의 문화콘텐츠는 게임과 인터넷 산업을 제외하면 아직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것을 소재로 창의적으로 만들어진 세계적 수준의 콘텐츠는 전무한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의 '안면도 꽃 박람회', '함평 나비축제', '보령 머드 축제' 와 폐석산을 예술문화공원으로 바꾼 포천의 아트밸리, 담배창고를 문화발전소로 변신시킨 대구의 창의적 프로젝트, 전북의 전통소리문화 DB구축사업 등은 우리 문화콘텐츠를 발굴한 좋은 출발의 상징이다.

 

문화콘텐츠 개발은 정부의 문화정책과 지방자치단체의 의지에 달려있다. 즉 중앙정부의 지원과 지역의 문화특성이 결합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21세기 소비 주최의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어야 하고 그들의 정서를 담은 것이어야 한다. 문화는 지역을 살릴 수 있는 힘이자 가치 산업이다.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창의성의 기반으로 불루오션을 개척하여야 한다.

 

/이찬(한국소리문화의전당 예술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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