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를 낸 뒤 차량을 강탈하고 이 차량으로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한 범죄관련 기사가 10일 '차량 이용 성범죄 활개'라는 제목으로 보도된 후 전북경찰청과 일선 경찰서 여러 곳에서 전화를 받았다.
길을 물어보며 동승을 요구해 여성을 납치하려 한 20대 남성이 아직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도내에서 차량사고를 위장한 강도·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으니 도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요지의 기사였다.
그러나 기자에게 전화한 경찰들은 공통적으로 "사건을 어떻게 알았으며, 누가 말했는지, 이 사건이 동일범인지 어떻게 확정하는지" 등에 대해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경찰 기자로 뛰다보면, 사건에 대해 파악하고 있더라도 범죄자를 잡기 위해 검거전까지 비보도를 요청받을 때가 많다. 맞는 말이다. 특히 성범죄의 경우 범죄자가 숨을 가능성과 피해자 보호를 이유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도 알려지지 않는 때가 있다.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의 경우 대개 알고 있어도 기사를 쓰지 않는 것이 기자들의 예의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유사 범죄가 오랜기간 지속될 경우 잠재적인 위험에 노출된 다수를 위해서 보도를 해야할 때도 있다.
이 미묘한 경계에서 외줄타기를 하며 고심하고 신중히 판단해 보도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경찰의 업무를 캐내고 싶은 어린 치기도 아니고 단순히 지면을 채우기 위한 것도 아니다. 경찰의 업무를 누구보다 존중하고 수고를 현장에서 느끼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다시 한 번 말하면, 이 기사의 주제는 한 달여간 지속되는 사건으로 위험에 노출돼 있는 도민들께 주의를 하라는 의미였다. 사건 해결보다 정보 유출의 출처를 찾는데 몰두하는 듯한 경찰의 태도가 안쓰럽지만 이 기사로 곤란을 겪은 경찰관께는 진심으로 미안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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