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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향녕의 인문학 에세이] 연재를 시작하며

쉽고 재미있게! 종종 전문서적이 아닌 글을 쓸 때 요구하는 덕목입니다. 그러나 저는 동의하면서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쉽고 재미있는 글이 있는가 하면, 어려우면서도 재미있는 글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글은 우리 삶과 밀착되어 있을수록, 우리의 경험 속에서 무릎을 치게 만들고, 거기서 그렇겠구나 하면서 희망을 길어 올릴 수 있으면 재미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이는 쉽고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인생은 쉬울 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그렇기에 그 재미는 가슴 아플 수도, 한껏 뿌듯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은 그런 얘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인문학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살며(人)남기는 무늬(文)'입니다. 또한 앎은 삶에 대한 앎입니다. 비록 그 연관의 단계와 고리가 필요하더라도 말입니다. 글의 형식은 편안한 에세이로 하되, 주제에 따라 몇 권의 책을 묶기도 하고, 한 권의 책을 놓고 몇몇 사례를 묶기도 하려고 합니다.

 

또한 이 글은 경기전 뒤에 있는 한국고전문화연구원에서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독서모임 '봄'에서 주고받은 토론이나 대화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저의 손을 거쳐 실리게 되지만, 여러 사람의 견해와 고민이 들어간 공동 작업이기도 합니다. 물론 글의 잘잘못에 대한 책임은 무엇보다도 저에게 있습니다.

 

 

◆ 오향녕 박사는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에서 실록을 만든 사관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문제의식을 인연으로 국가기록관리운동에 참여하여 연구와 현장활동에 기여한 바가 있다. 근대문명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조선사를 탐구하고 있다. 고려대, 전주대 연구교수,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 전문위원, 팀장으로 기록정책을 담당했다.

 

지곡서당에서 한학을 배웠고, 현재 한국고전문화연구원, 연구공간 수유+너머, 충북대학교 우암연구소에 재직하고 있다. 「역주선조실록수정청의궤」(2003), 「기록학의 평가론」(2005), 「조선초기 성리학과 역사학」(2007), 「한국사관제도성립사」(2009), 「조선, 역동성을 찾다」(2009) 등의 저서와 여러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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