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전북방송은 전국적으로 대단한 지역으로 손꼽힙니다. 48년의 역사가 지켜온 문화적 토양이 탄탄하기 때문이죠. 이곳 PD들이 상이란 상은 다 휩쓸었어요. 유명해요."
22일 새로 취임한 손호상 CBS 전북본부장(52) 집무실을 들어서니, 수십 여개의 트로피와 상패가 진열대를 장식하고 있었다. 손 본부장은 영광의 자산들을 가리키며 "그래서 이 자리가 기쁘면서도, 부담 가는 자리"라고 말했다.
1986년 CBS방송에 아나운서 겸 PD로 발을 들인 이후 그는 줄곧 CBS 사람이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CBS방송 첫 보도 소식을 접하면서, 바로 이 회사라는 생각에 입사원서를 넣었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들어와 보니, 회사는 참 가난하더군요.(웃음)"
그렇지만 치열하게 살았다. 한 번 굳힌 생각은 쉽게 꺾지 않는 편. 시사다큐'오늘과 내일' PD를 맡으면서 방송심의위원회에서 딴지를 거는 통에'쌈닭'이 됐다.
"정말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면 성역 가리지 말자고 했더니, 방송위에서 매번 저를 찾더군요. 이 프로를 맡았다는 것 자체가 프로듀서들에겐 최고의 명예였거든요. 제 신념이고 자존심인데, 쉽게 굽힐 수가 없지 않습니까. 결국 6개월 만에 내려왔습니다."
소문만 무성하던'5·18 광주 민주화 항쟁' 희생자 시신을 '땅군(뱀 잡는 사람)'의 제보로 처음 발견, 방송으로 내보낸 것도 그에겐 결코 잊을 수 없었던 사건이었다. 1970~1980년대 군부독재 시절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는 방송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종교적 신념을 내건 CBS방송 정체성과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CBS방송이 방송선교기관인지, 언론방송기관인지를 두고 정체성을 운운하는 문제에 관해 분명한 답은 없지만,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본부장에겐 CBS 프로듀서협회장, 제작부장, 총무국장, CBS 대전본부장에 이은 두번째 수장 자리. 언론관계법 통과,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경쟁 체제, 광고시장 급감 등 방송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지역 현안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CBS전북방송의 경우 문화 관련 프로그램 많이 제작되고 있는 만큼 전통문화중심도시의 탯자리를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 기획·운영에 힘쓰겠다며 한국 교회와 함께 기독교방송의 발전을 위해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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