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주 전북예절원장
"우리 아버님(석전 황욱 선생)을 모셨던 후광으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사람 노릇 제대로 할 수 있는 법을 남기고 가셨단 생각 많이 했지요."
3일 오후 5시30분 우석대 한방문화센터 옆 삼락헌(三樂軒)을 신축 개원한 전인주 전라북도 예절원 원장(69·사진). 손님 맞이에 분주해 하면서도 더위나 식히라며 손수 오미자차를 건넬 만큼 모든 이들에게 깍듯했다. 공손함과 겸손함이 몸에 배인듯 했다. 32년간 시아버지 진지상을 손수 올렸을 만큼 사람 된 도리를 평생 실천한 그였다.
"예절이 '고리타분하다','어렵다' 하는데, 이는 잘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다. 습관만 되면 몸에 잘 맞는 옷을 입는 것처럼 편안해요."
그는 시아버지와의 일화를 예로 들며 상대방이 편안하도록 배려하는 게 모든 예절의 근간이라고 설명했다.
"가을 운동회 때였던가요. 진지상을 들고 아버님 방에 들어섰는데, 너무 피곤한 나머지 문안인사 올리는 걸 깜빡했습니다. 아버님께서 저를 불러 세우시더니, 진수성찬보다 편안한 제 민낯이 중하다며 저를 다독이셨지요. 송구스러웠습니다."
결국 예절은 사람 노릇 제대로 하는 일인 만큼 예절을 제대로 배우면 가정과 사회생활 속에서 대인관계가 원만해질 수 있다며 부정부패로 얼룩진 현대 사회의 모습은 예를 제대로 배우지 않은 교육 탓이 크다고 진단했다. 일제 강점기 이후 경제 살리기에만 매달리다 보니, 정신 바로 세우는 일엔 관심을 두지 않아 언어예절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것. 상대와 상황에 맞는 호칭, 말씨, 어휘선택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다만 모든 예절의 근간이 차예절인 것으로 오해돼서는 안 된다며 생활예절과 가정의례(관혼상제)가 우선돼야 한다고 짚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120시간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하는 것도 체계를 바로 서게 하기 위한 그만의 고집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원장은 "예절은 사양(辭讓)이 모든 예절의 시작"이라며 "사양을 하려면 이기심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상대방을 먼저 배려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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