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ㆍ기독교 소개 비중 높이고 '친환경적' 도시 면모 강조
전세계 관광객들이 애용하는 여행안내서인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 서울편의 왜곡된 정보가 크게 수정됐다.
서울시는 6일 론리 플래닛에서 '서울의 대표적인 종교는 샤머니즘이다'라는 등의 인상을 받도록 잘못 기록된 내용을 수정하는 작업을 출판사 측에 요청해 지난달 나온 여섯 번째 개정판에는 상당 부문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2006년 판은 서울의 종교를 샤머니즘, 불교, 유교 순으로 소개해 이들 종교가 가장 보편적인 종교인 것처럼 외국인들이 오해하게 돼 있었다.
특히 샤머니즘에 대해 "경전이 따로 없어 체계화된 종교로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한국 문화의 근본을 이룬다"고 기술하고 무당과 굿을 자세히 소개해 독자들이 한국과 서울에 대한 그릇된 선입견을 품기 쉬웠다.
이번 개정판은 실제 종교 인구 분포를 배려해 불교와 기독교를 소개했으며 샤머니즘과 천도교 등은 그 밖의 종교로 짧게 언급했다.
한국인의 독특한 정서인 '한(恨)'에 대해 2006년 판은 부정적인 표현을 위주로 묘사했다면, 2009년 판은 표현을 유화하고 보편성을 강조했다.
이전에는 "한은 원한과 무력감, 비탄이 뒤섞여 승화되거나 때로는 좌절감을 불러일으키는 감정의 복합체다. 조직의 화합을 중시하는 유교적 전통으로 말미암아 자신을 억누르는 데서 기원한다"고 기록했다.
개정판은 "한은 묘사하기 어렵지만 우리 모두 느끼는 감정이다. 좌절과 무력감, 분노와 슬픔의 독특한 조합이 아닐까? 한은 엄격한 유교 질서와 외세의 영향 아래 있던 한국의 역사적 배경을 그 기원으로 볼 수 있다"고 서술했다.
또 "한은 우리가 왜 이곳에 있는지 또 무엇을 인내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우리가 모두 각자의 한을 가진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개정판은 서울을 '지속 가능한 서울', '녹색 서울'로 정의하며 서울에서는 여행객들이 환경에 영향을 덜 주면서 여행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서울은 대중교통 시스템이 훌륭하고 수천대의 버스가 천연가스로 운영되며 재활용이 활발해 공공건물에 분리수거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고 알렸다.
개정판은 이밖에 서울시가 제공한 정보를 반영해 먹을거리와 쇼핑, 축제, 건축물에 대한 설명을 강화했다.
론리 플래닛 출판사(Lonely Planet Publications)는 영어로 된 여행서 시장의 25%에 해당하는 연간 600만권의 책을 판매하고 있다.
서울시는 예산 2천900만원을 들여 사진 등 최신 자료들을 출판사에 직접 넘겨주고 집필자들을 초청해 서울을 홍보했다.
한영희 관광진흥담당관은 "외국여행을 하기 전 가장 먼저 접하는 여행안내서는 한 나라나 도시에 대한 생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 다른 여행 서적도 검토해 추가로 수정 작업을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