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내 귀는 푸른 포도잎. 거기 내게 들려오는 가사없는 노래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한여름 포도향이 물씬 풍기는 포도밭에 시낭송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장현리 포도밭', '포도 눈물' 등의 시집을 낸 '농부시인' 류기봉(44) 씨는 29일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에 있는 자신의 포도밭에서 시와 음악이 있는 '포도밭 예술제'를 열었다.
예술제에는 정현종, 이수익, 조정권, 이문재, 박주택, 김행숙, 문태준, 이덕규 등 여러 시인이 참가해 무명천에 직접 쓴 시를 포도나무에 걸고 그 아래에서 시를 낭송하며 150여명의 독자들과 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시 낭송 외에 바이올리니스트 송산하예 씨의 바이올린 연주와 가수 김희진 씨의 통기타 공연도 펼쳐졌다.
포도밭 주변에는 사진작가 김완모 씨와 판화가 한지선 씨가 담은 포도밭 사계의 모습도 전시됐다.
참가자들은 포도밭을 배경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시인들이 따서 나눠주는 포도를 맛보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올해로 열두 번째를 맞는 포도밭 예술제는 류 씨가 스승인 故김춘수 시인의 권유로 1998년부터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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